앞으로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리면 서울 학교·유치원의 실외수업이 모두 금지된다. 자료사진
며칠째 계속되는 ‘미세먼지 대란’ 탓에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나 괴로움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흐릿한 시야 탓에 우울한 기분이 드는 등 감정적 고통도 호소한다. 관련 전문의들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각막염 같은 안과질환, 심장 및 혈관질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눈과 목이 따갑고 기침을 하게 된다. 어떤 때는 가슴의 갑갑함을 느끼기도 한다. 몸속으로 들어온 미세먼지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 각종 질병의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나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노인, 유아, 임산부나 만성 폐질환 또는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보다 미세먼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최근 미국은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분류하기도 했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호흡기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엔 심근경색 등 심장 및 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졌고 미세먼지가 심할 땐 당뇨 환자들의 입원도 증가한다. 미세먼지가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외출을 삼가는 것과 같은 건강 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특히 호흡기나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미세먼지 주의보(또는 경보)가 있을 때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할 경우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KF94’ 등 표기된 숫자는 해당 제품의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데, 숫자가 클수록 성능이 뛰어나다. 외출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얼굴도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좋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많이 마셔 미세먼지가 폐 깊은 곳까지 침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동차를 탈 땐 창문을 닫고 ‘실내 순환모드’에서 에어컨을 틀어놓는 것이 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미세먼지는 28일부터 경기 북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보통’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8일 경기 북부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으로 예상하고, 다만 전 권역에서 오전에만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27일 예보했다.
김양중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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