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경북 경주시 황남동의 한 주택 지붕 기와가 전날 발생한 지진 영향으로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배멀미처럼 어지럼증, 속 불편함 느껴
심리적인 충격 때문에 1~2일 나타나기도
안정 취하면 거의 대부분 호전돼
심리적인 충격 때문에 1~2일 나타나기도
안정 취하면 거의 대부분 호전돼
지난 12일 저녁 경북 경주시 근처에서 발생한 국내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경주 지역에 사는 이들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멀미 증상을 느낀 사람들이 적잖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지진이 멈춘 뒤에도 멀미 증상이 지속돼 병원을 찾기도 했다.
13일 몇몇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의 말을 종합하면, 강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 널리 알려진 ‘지진 멀미’를 국내에서도 지난 12일 밤부터 겪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진 멀미는 흔들리는 차나 배를 탈 때 멀미 증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지진으로 땅이나 건물이 흔들리면서 속이 불편하거나 어지럼증 등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지진이 강한 곳에서 이런 증상을 많이 호소하고, 같은 건물 안에서도 많이 흔들리는 고층에 있을수록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한다. 지진이 끝난 뒤에는 대부분 저절로 없어진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1~2일 정도 더 지속되기도 하는데, 갑작스런 지진으로 심리적인 충격을 받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에선 1000여차례 여진이 계속되며 병원을 찾아 ‘지진멀미’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호기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기존에 이명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멀미 증상이 생겨 이명 등이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니냐며 문의를 많이 해 오고 있다”며 “지진이 갑자기 생겨 바닥이 흔들리면 공포감 등 심리적인 충격을 받게 되고 이 때문에 멀미, 어지럼증, 이명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바닥이 흔들리면 귀에서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지진 멀미는 지진이 계속 되지 않는 한 오래 지속되지는 않으며, 안정을 취하면 거의 대부분 증상은 호전된다. 또 이명 등 기존에 앓고 있던 귀 질환이 악화되는 것도 아니니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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