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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환자가 1500명 행사장 가고, 시외버스 타고 ‘병원 밖 비상’

등록 2015-06-05 03:12수정 2015-06-05 10:21

메르스 2차 감염자 평택~서울 버스이동…동승객 파악 안돼
접촉한 의사, 격리 통보받고 확진 전 재개발조합 회의 참석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3차 감염된 대형병원 의사가 확진 전 1500여명의 시민이 모인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또 이 의사를 감염시킨 ‘2차 감염’ 환자가 지난달 27일 1시간30분 동안 경기도 평택에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 사실도 밝혀졌다. 이로써 보건당국이 우려하던 무차별적인 ‘병원 밖 감염’(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밤 10시50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 서울 한 대형병원의 의사가 지난달 30일 1565명이 모인 아파트재개발조합 회의에 참석하고 다음날엔 한 의료계 심포지엄에도 참석해 일반인들과 직간접으로 접촉했다”며 “이 의사는 이후 1일 확진판정을 받았으나 여러 곳 모임에 참석해 메르스를 전파했을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보건당국에서 정보를 제대로 공유받지 못해 이날에야 확인했으며 메르스 위험에 놓인 시민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의사는 이날 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달 30일과 31일 집회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31일 오후 2시부터 메르스 증상인 고열과 기침이 나타난 뒤엔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의사가 27일 14번째 환자와 접촉한 뒤 29일 고열이 나타나 다음날 자가격리됐다는 엇갈린 발표를 했다. 의사 말대로 메르스 증상 전에 집회에 참석했다면 전염 우려가 다소 줄지만, 서울시와 대책본부 발표가 맞다면 수천명이 메르스 감염에 노출된 셈이 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밤 박원순 시장과 긴급회의를 열어 서울 전역이나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휴교령을 내릴지 여부를 논의했다.

이에 앞서 대책본부는 이날 “첫번째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35살 환자(14번째 확진)가 지난달 27~30일 한 대형병원에 입원했는데 이때 이 환자와 접촉한 의사(38·35번째 확진·5번째 3차 감염자)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의사를 감염시킨 14번 환자의 경우 3차 감염을 일으킬 정도의 전파력을 지녔음에도 아무 방역보호장구도 없이 시외버스를 타고 1시간30분이나 이동해 승객들이 메르스 감염 위험 범위인 ‘2m 이내, 1시간 이상’ 상황에 노출됐다. 이 환자가 3차 감염을 일으킨 사실로 미뤄 시외버스로 이동하는 중에 만난 사람들한테 메르스를 전염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시외버스 승객들이 접촉한 사람들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칫 병원 밖 감염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날 “(이 환자가) 시외버스를 탄 적이 없다”고 밝혔다가, 오후 늦게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한 게 맞다. 탑승자 추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2차 감염자인 40대 남성(16번째 환자)과 같은 대전지역 병원의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 지난 3일 밤 숨진 82살 남성이 이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차 감염자로서는 첫 사망자다. 이로써 메르스로 숨진 사람은 3명으로 늘었다.

음성원 박수지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suji@hani.co.kr

[그래픽 뉴스] ‘메르스 대란’, 당신이 꼭 알아야 할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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