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속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
“실질적 혜택은 크지 않을 듯”
병원은 환자 늘어 경영개선 기대
초대형 ‘빅5’는 수익 줄어들수도
“실질적 혜택은 크지 않을 듯”
병원은 환자 늘어 경영개선 기대
초대형 ‘빅5’는 수익 줄어들수도
환자단체 및 의료계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국가보장’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의료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거나 적용기준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가 생겨나는 등 ‘무늬만 100% 보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등 보건당국은 100% 보장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공동대표는 3일 “환자 입장에서 4대 중증질환에 대한 100% 보장 공약을 환영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100% 보장’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자 입장에서 진료비 100% 보장은 선택진료비, 상급 병실료, 간병비는 물론 아직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신약이나 신의료기술을 모두 가리키는데, 박 당선인의 정책에서는 신약이나 신기술이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 건강보험 적용 과정을 보면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친 약이나 의료기술만 적용됐다”고 말했다.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비급여 검사는 차치하고라도 선택진료비, 상급 병실료 등이 비급여 진료비의 절반 이상일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4대 중증질환 외에 고액 진료비가 들어가는 질환도 많아, ‘100% 보장’ 정책에서 소외된 환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는 “예를 들어 1억원이 드는 4대 중증질환자에게는 혜택을 주면서 5000만원이 드는 다른 중증질환자에게는 혜택이 없다면 환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쪽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커지면 그만큼 환자가 늘어나 경영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이전 경험에 비춰 보더라도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 환자들이 늘어나 병원 경영이 다소 나아진다. 다만 검사나 신의료기술 등 비급여 진료가 건강보험으로 들어오면 가격이 낮아져 이른바 ‘빅5’ 등 초대형 병원은 오히려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빅5는 가톨릭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을 가리키는데, 이들 병원의 경우 이미 환자가 포화상태이고 진료비 가운데 선택진료비, 상급 병실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각종 비급여 검사나 신의료기술이 많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100% 보장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지적은 정부나 건강보험 쪽에서도 나온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선택진료비, 상급 병실료 등은 환자가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선택하는 것인데, 이 비용을 100% 보장한다는 것은 건강보험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 보장성이 매우 높은 나라들에서도 민간보험이 담당한다”고 지적했다. 송상호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보험지부 정책위원은 “예를 들어 갑상선암 진료비를 100% 보장하면 외과에서 절제하는 수술을 하기보단 수백만원이 드는 로봇수술을 권장하는 등 병원이 수익 창출을 위해 고비용 진료를 크게 늘릴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은 바른 방향이지만 의료계의 과잉·고비용 진료를 막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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