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 사건 관련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정명희 서울대 교수는 12일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를 믿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 답답했는데 이번에 조작된 논문이라는 걸 밝혀내 다행”이라고 말했다. 생명공학감시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이번 과학 부정행위가 가능했던 건 정부·언론·정치권·과학계의 지원과 동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묻지마 지원으로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었고 정직성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과학계조차 황 박사의 권력에 침묵해 왔다”고 지적했다.
최진용 〈문화방송〉 시사교양국장(피디수첩 총괄)은 “진실에 근접한 발표라고 믿고 싶다”며 “이제는 소모적 논쟁을 그만두고 상처를 치료하고 새 출발을 하자”고 말했다. 반면, 황 전 교수의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수립 가능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추적 60분〉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가 방송사의 방영 불가 판정을 받았던 문형렬 〈한국방송〉 피디는 “결과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은 이날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정작 과기부의 관리책임에 대한 사과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2004년 논문에 대한 40% 특허권에 대해 공동출원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고 이를 서울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현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검찰수사 결과를 인정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까지 사장시켜서는 안 된다”며 줄기세포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에이피〉 〈로이터〉 〈엔에이치케이〉 등 해외 언론사의 기자들이 대거 몰려 이 사건에 쏠린 국제적 관심을 반영했다. 검찰은 또 황우석 지지자들의 ‘극렬행동’을 막기 위해 11일 밤부터 전경을 배치해 청사 방어에 나섰다. 또 인터넷 카페에서 ‘황 전 교수 기소방침에 반발해 지지자들이 투신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뒤 12일 청사 주변 건물의 옥상 출입을 제한하도록 했다.
이재명 김일주 고나무 김순배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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