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조작 사건으로 서울대 징계위에 회부된 황우석 교수가 17일 징계위에 출석하기 위해 보도진에 둘러쌓인 채 서울대 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특별수사팀 이인규 검사 일문일답
`줄기세포 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이인규 3차장검사는 12일 이번 사건은 일부 과학자들이 연구윤리를 저버린 결과이고 난치병 환자와 일반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성수대교 붕괴사건'이다"며 "향후 비양심적 연구관행이 일소돼 줄기세포 연구가 지속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차장검사 및 홍만표 부장검사와 일문일답
◇ 홍만표 부장검사
-- 연구팀이 김선종 연구원의 `섞어넣기'를 찾아내지 못한 이유가 있나.
▲검증 결과에 따르면 1계대 상태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세포가 죽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야 하는데 당시 연구팀이 이를 못 본 것이다.
-- 김 연구원이 미즈메디 소속인데, 노성일 이사장이나 윤현수 교수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인 높다고 보는데.
▲김 연구원은 미즈메디 소속이기는 하나 황 교수가 연구 진행 상황을 노성일 이사장에게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실제 그런 지시를 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 황 교수는 줄기세포가 있었다고 믿었던 인물인데 고의적 사기로 볼 수 있나.
▲황 교수가 사이언스 논문 관련 기자회견한 시점이 2005년 5월이다. 줄기세포가 `환자맞춤형'이고 줄기세포 생성에 있어 경제성이 향상됐다는 점을 홍보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2005년 논문에서 줄기세포 실험의 상업성ㆍ경제성이 개선됐다는 내용은 없다.
-- 한학수 PD가 NT-2번이란 점을 미즈-4번임을 알 수 있었던 경위는.
▲유영준씨는 NT-2번의 DNA검사를 했고 미즈메디 연구원을 통해 미즈-1부터 미즈-15까지 미즈메디측 수정란 줄기세포와 비교할 수 있었다. 유씨는 한학수씨에게 검증자료를 보냈고 NT-2가 미즈-4라는 점을 알게된 거다.
-- 원천기술의 존재 여부는 어떻게 판단했나.
▲NT-1이 원천기술인지 여부 등은 과학계에서 심도있게 논의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로 봤다.
-- 황 교수가 `섞어심기' 사실을 알았던 시점은.
▲2005년 10월 중하순으로 파악했다.
-- `섞어심기' 과정을 수사팀이 직접 재연했다는데.
▲김선종씨의 진술이 없었으면 과연 진실이 규명됐을 수 있었겠느냐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연구실 2차 압수수색 당시 이미 관련 사실을 자백한 김씨와 함께 섞어심기 과정을 검증했다.
--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4년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 황 교수가 지문분석 조작 과정 등 알고 있었다는 말인가.
▲2003년 5월 처음 줄기세포 만들어진 다음, 그걸 검증하는 DNA 작업에서 김선종ㆍ박종혁씨가 실수로 세포를 분실했고 이를 보고받은 황 교수는 "체세포에서 배출된 DNA 2개로 대신 보내지"라고 지시했다. 그 이후로 연구는 계속 왜곡된 것이다.
-- 황 교수가 민간 후원금으로 들어온 연구비를 빼돌린 것은 없나.
▲자료에 제시된 것 외에 민간 후원금이 지원된 것은 없다.
-- 김선종씨가 자백한 시점은.
▲올 1월 수사 착수 후 한달쯤 후에 불렀는데 첫 소환일에 어느 정도 자백이 이뤄졌다. 그래서 긴급체포를 안했던 것이다.
-- 2004년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 황 교수가 왜 조작을 지시했나.
▲논문 성과를 내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본다. 2004년도 사이언스 논문의 경우, 같은 해 5월 `네이쳐'지에서는 테라토마 실험이 없었다며 거절한 논문이다.
사이언스도 테라토마 실험을 요구했고 황 교수팀은 2004년 8월부터 4차례나 실험을 해 봤지만 테라토마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배아체를 가지고 대신 실험을 했던 것이다.
-- 수사가 오래 걸린 이유는.
▲국제적 사건인데다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문제가 있을 것으로 봐서 면밀히 조사했다. 바꿔치기 의혹이 한달 정도 걸렸고 그에 대한 검증 이후 황우석씨가 과연 관련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 이후 연구비 수사 등을 했다. 수사팀은 5월5일날 하루 쉬고 계속 수사했다.
이번 수사로 모든 의혹을 완벽히 해소하진 못했더라도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들은 상당히 해소됐을 것으로 본다.
prayerahn@yna.co.kr 안 희 기자 (서울=연합뉴스)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이인규 3차장 검사가 12일 오전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과 연구비 사용 내역 등에 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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