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굵직한 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잇따라 터뜨리며 세계 생명공학계의 권위자로 추앙받던 황우석 박사의 연구 성과가 총체적으로 조작됐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12일 최종 확인됐다.
유영준 연구원 등 황 박사팀의 `내부 제보'에서 출발한 `과학적 의심'은 성역으로 여겨지던 `황우석 신화'의 허구성을 낱낱이 드러냄으로써 한국 과학의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역할을 했다.
줄기세포 조작 의혹이 처음 제기된 작년 11월부터 서울대의 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기까지 6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충격과 실망, 혼돈, 탄식이 뒤섞인 긴 터널을 지나야만 했다.
◇ 섀튼의 결별선언 = 줄기세포 조작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작년 11월12일 황 박사의 연구 파트너였던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돌연 황 박사와 결별을 선언하면서부터다.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며 각종 연구 발표장에 황박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섀튼 교수가 황 박사팀의 난자 취득 과정의 윤리 문제를 이유로 결별을 선언한 것은 머지않아 일어날 과학계 참사의 전조(前兆)였다.
이후 MBC PD수첩이 11월22일 황박사의 난자 취득 과정의 윤리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고 황 박사는 이틀 뒤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MBC는 황 박사에 우호적인 네티즌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광고 취소 사태까지 벌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같은달 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줄기세포에 관해 PD 수첩이 취재한다는 보고가 있었고, 처음 취재 방향은 연구 자체가 허위라는 것이며 그 일로 황 교수가 매우 힘들어한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사태는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규명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 PD수첩과 진실 공방 = 황 박사측은 12월1일 안규리 교수와 윤현수 교수를 미국으로 보내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게 했고 이 때 YTN 기자가 동행했다. YTN은 12월4일 "PD수첩 팀이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김선종 연구원을 회유ㆍ협박해 거짓 증언을 얻었으며 `줄기세포가 조작됐다'는 중대 증언은 없었다"는 현지 인터뷰를 방영했다. 이번엔 MBC의 `취재윤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분위기가 급반전되자 황 박사는 같은 달 7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수척한 모습으로 언론에 모습을 나타냈고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다룬 PD수첩 2편은 방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 사이 `브릭' 등 젊은 과학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 여러 장이 겹친다는 점을 발견해 냈고, 방영이 취소됐던 PD수첩 2편의 대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줄기세포 조작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 노성일 `폭탄선언'과 서울대의 재검증 = 12월15일 황박사팀에 난자를 공급하던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이 입원 중이던 황박사를 면담한 뒤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현재 하나도 없다"는 폭탄 선언을 했고 온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노 이사장의 선언이 있던 날 밤 `줄기세포 조작'의혹을 정면으로 다룬 PD 수첩 2편이 전국에 전파를 탔다. 이튿날 황 박사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보관 중인 줄기세포 중 상당수가 미즈메디 세포로 바뀌었다"며 `바꿔치기' 의혹을 제시했고 노 이사장이 곧이어 재반박기자회견을 열면서 두 사람 사이의 진실게임으로 비화됐다. 12월15일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재검증할 서울대 조사위가 꾸려졌다. 조사위는 서울대 수의대를 전면통제하고 27일간 서울대 연구진과 김선종ㆍ윤현수 교수 등 관련자 50여명을 상대로 심도 있는 조사를 벌였다. 조사위는 1월10일 "2004년ㆍ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모두 조작됐고 줄기세포도 하나도 없다"는 내용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도 1월16일부터 20일 남짓 황 박사의 정부지원ㆍ민간 연구비 집행 실태를 감사해 "정부 연구비(10억원)와 민간 후원금(60억원) 등 총 70억원이 부당하게 개인 계좌로 관리됐으며 이 중 25억원은 용처가 불분명하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 검찰 수사로 `조작' 최종 확인 = 황 박사는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 조사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인 12월22일 변호인단을 통해 "환자맞춤형 체세포 배아복제 줄기세포 수립 작업이 김선종 연구원 등의 지능적인 업무방해 행위로 심각한 혼란을 일으켰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물밑에서 수사를 준비하던 검찰은 1월 10일 서울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바로 수사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1월12일에는 황박사의 자택과 수의대 연구실, 미즈메디 병원 등 26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줄기세포 조작 실체를 밝혀줄 단서를 확보했고 서울대와 미즈메디 연구원들을 차례로 불렀다. 검찰은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과 미즈메디 병원 현장 조사까지 해가며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파헤쳤고 권대기 연구원과 박을순ㆍ박종혁 연구원, 노성일 이사장이 잇따라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았다. 50일간 관련 연구진을 차분히 조사한 검찰은 3월2일 황 박사와 김선종ㆍ윤현수ㆍ이양한씨 등 의혹의 핵심에 있던 4명을 동시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2개월 넘게 진행한 끝에 이번 사건은 김선종 연구원이 단독으로 저지른 `줄기세포 섞어심기'와 황 박사가 진두지휘한 논문조작이 결합한 희대의 사기극으로 결론을 냈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같은달 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줄기세포에 관해 PD 수첩이 취재한다는 보고가 있었고, 처음 취재 방향은 연구 자체가 허위라는 것이며 그 일로 황 교수가 매우 힘들어한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사태는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규명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 PD수첩과 진실 공방 = 황 박사측은 12월1일 안규리 교수와 윤현수 교수를 미국으로 보내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게 했고 이 때 YTN 기자가 동행했다. YTN은 12월4일 "PD수첩 팀이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김선종 연구원을 회유ㆍ협박해 거짓 증언을 얻었으며 `줄기세포가 조작됐다'는 중대 증언은 없었다"는 현지 인터뷰를 방영했다. 이번엔 MBC의 `취재윤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분위기가 급반전되자 황 박사는 같은 달 7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수척한 모습으로 언론에 모습을 나타냈고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다룬 PD수첩 2편은 방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 사이 `브릭' 등 젊은 과학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 여러 장이 겹친다는 점을 발견해 냈고, 방영이 취소됐던 PD수첩 2편의 대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줄기세포 조작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 노성일 `폭탄선언'과 서울대의 재검증 = 12월15일 황박사팀에 난자를 공급하던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이 입원 중이던 황박사를 면담한 뒤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현재 하나도 없다"는 폭탄 선언을 했고 온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노 이사장의 선언이 있던 날 밤 `줄기세포 조작'의혹을 정면으로 다룬 PD 수첩 2편이 전국에 전파를 탔다. 이튿날 황 박사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보관 중인 줄기세포 중 상당수가 미즈메디 세포로 바뀌었다"며 `바꿔치기' 의혹을 제시했고 노 이사장이 곧이어 재반박기자회견을 열면서 두 사람 사이의 진실게임으로 비화됐다. 12월15일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재검증할 서울대 조사위가 꾸려졌다. 조사위는 서울대 수의대를 전면통제하고 27일간 서울대 연구진과 김선종ㆍ윤현수 교수 등 관련자 50여명을 상대로 심도 있는 조사를 벌였다. 조사위는 1월10일 "2004년ㆍ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모두 조작됐고 줄기세포도 하나도 없다"는 내용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도 1월16일부터 20일 남짓 황 박사의 정부지원ㆍ민간 연구비 집행 실태를 감사해 "정부 연구비(10억원)와 민간 후원금(60억원) 등 총 70억원이 부당하게 개인 계좌로 관리됐으며 이 중 25억원은 용처가 불분명하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 검찰 수사로 `조작' 최종 확인 = 황 박사는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 조사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인 12월22일 변호인단을 통해 "환자맞춤형 체세포 배아복제 줄기세포 수립 작업이 김선종 연구원 등의 지능적인 업무방해 행위로 심각한 혼란을 일으켰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물밑에서 수사를 준비하던 검찰은 1월 10일 서울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바로 수사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1월12일에는 황박사의 자택과 수의대 연구실, 미즈메디 병원 등 26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줄기세포 조작 실체를 밝혀줄 단서를 확보했고 서울대와 미즈메디 연구원들을 차례로 불렀다. 검찰은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과 미즈메디 병원 현장 조사까지 해가며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파헤쳤고 권대기 연구원과 박을순ㆍ박종혁 연구원, 노성일 이사장이 잇따라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았다. 50일간 관련 연구진을 차분히 조사한 검찰은 3월2일 황 박사와 김선종ㆍ윤현수ㆍ이양한씨 등 의혹의 핵심에 있던 4명을 동시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2개월 넘게 진행한 끝에 이번 사건은 김선종 연구원이 단독으로 저지른 `줄기세포 섞어심기'와 황 박사가 진두지휘한 논문조작이 결합한 희대의 사기극으로 결론을 냈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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