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39분마다 1명이 자살로 세상을 등지고 있다. 사고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망 가운데 절반은 자살로 인한 죽음이었다.
질병관리청은 15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를 발표했다. 손상이란 사고·재해·중독 등 외부 위험요인으로 발생하는 신체·정신건강 문제를 뜻한다. 질병청은 통계청·국립중앙의료원·소방청 등 여러 기관에 흩어진 손상 관련 자료를 합쳐 2011년부터 해마다 국가손상통합통계를 내고 있다.
이번 통계 자료를 보면, 2021년 손상으로 인해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296만명으로 그중 2만6147명이 숨졌다. 사망 절반은(51.0%) 자살이 원인이었다. 그해 자살 사망자는 1만 3352명(10만 명당 26명)으로 하루 36.6명꼴이었다. 39분마다 한 명씩 숨지고 있는 셈이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시스템(SPEDIS) 따르면, 자살 시도자는 여성(1만6425명)이 남성(9109명)보다 1.8배가량 많았다. 대다수(80.7%)는 치료약물, 농약, 가스 등 중독 물질을 통해 죽음에 가까워지려 했다. 자해·자살 시도 환자가 응급실(23곳 표본)에 실려 온 시간은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가 25.7%,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가 21.3%로 주로 저녁부터 새벽 사이였다.
자살 다음으로 교통사고(13.8%)와 공사현장이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추락·낙상(10.4%) 사망이 많았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1년 3624명으로 2021년 6502명에 견줘 44.2% 감소했지만, 추락·낙상으로 숨진 이들은 2012년 2104명에서 2021년 2722명으로 29.3% 증가했다. 10살 미만 어린이 100명 중 2명은 추락으로 응급실을 찾았으며(국가응급진료정보망), 17살 이하 1천명 중 6명은 아동학대 피해를 겪었다. 70대 이상 노인 100명 가운데 3.1명은 추락으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
2021년 손상 사망(2만 6147명) 규모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2만7천명보단 다소 줄었으나 진료비는 5조 3천억원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았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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