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개천절을 낀 모처럼 긴 연휴(9월28일∼10월3일)를 즐겁게 나려면 건강과 안전이 필수다. 명절 음식을 조리하고 보관할 땐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연휴 기간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보건복지부가 명절 연휴 건강하게 나는 방법을 조언했다.
—귀성·귀경 장거리 운전 때 멀미약을 먹어도 될까?
“장시간 차량을 모는 운전자는 멀미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멀미약이 졸음과 방향감각 상실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7살 이하 어린이나 임신부, 녹내장·배뇨장애·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멀미약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우려가 있어 사용하면 안 된다. 먹는 멀미약은 차에 타기 30분 전에 복용하고, 추가 복용은 최소 4시간 간격을 두고 해야 한다. 붙이는 멀미약은 승차 4시간 전 한쪽 귀 뒤에 1장만 붙여야 한다. 붙인 뒤에는 멀미약을 만진 손을 반드시 비누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손에 묻은 약 성분이 눈에 닿으면 일시적으로 시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
—명절 음식 만들 때 식중독 피하려면?
“식중독은 일교차가 크고 낮 기온이 높은 가을에도 기승을 부린다. 식약처 운영 ‘식품안전나라’ 누리집을 보면, 지난해 9~10월 전국에서 50건의 식중독이 발생해 모두 1018명의 환자가 나왔다. 식중독을 피하려면 식재료 장보기를 1시간 안에 마치는 게 좋다. △통조림·라면 같은 가공식품 △과일·채소류 △햄·어묵·만두 등 냉장보관 가공식품 △육류-어패류 순서로 장바구니에 담아야 한다. 고기·생선은 상온에서 쉽게 상하고, 냉장식품 표면 등의 습기가 응결돼 물이 생기면 장바구니 내부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완자 같은 분쇄육을 요리할 때는 속까지 완전히 익혀야 한다. 햄·소시지 등은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굴·조개 등 어패류는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좋다. 조리된 음식을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보관하면 식중독균 등 세균이 증식할 우려가 크다. 가급적 빨리 먹길 권한다.”
—식중독 증세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중독에 걸리면 설사가 나타나고 구토·복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함부로 설사 멈추는 약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설사·구토는 우리 몸에서 독소를 내보내는 방어 작용이기 때문이다. 설사한다면 설탕·소금을 녹인 물로 열량·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이틀 이상 설사와 심한 복통·구토가 이어지거나 열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 혈변을 보는 경우에는 연휴 중이라도 반드시 병원을 찾아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요리 등을 하다가 화상을 입으면?
“우선 흐르는 차가운 수돗물로 상처 부위의 온도를 낮추는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물집이 생기고 진물이 나는 화상은 감염 우려가 있으니 물집을 터뜨리지 말고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데인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정도의 가벼운 화상이라면 진정·항염증 작용이 있는 연고를 약국에서 사 바르면 된다. 다만 임신부는 헤파린 나트륨·세파연조엑스·알란토인(복합)·겐타마이신(복합) 등이 포함된 연고 사용을 주의해야 하므로 약사 등과 상담한 뒤 써야 한다. 소주나 된장 등은 절대 발라선 안 된다.”
—벌초 중 벌에 쏘였다면.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에 검은 점처럼 보이는 벌침을 찾아, 신용카드 등으로 주변 피부를 긁어내듯 밀면서 침을 제거해야 한다. 침이 제거되면 얼음 주머니를 대어 통증과 부기를 진정시킨다.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을 잃는 등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신속히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명절에 문 여는 가까운 병원, 약국은 어떻게 찾나?
“복지부가 21일 집계한 추석 연휴 전국 의료기관 운영계획을 보면, 추석 당일인 29일에도 민간 의료기관 841곳과 공공보건의료기관(보건소 포함) 225곳이 진료를 한다. 토요일인 30일과 일요일인 10월1일에도 각각 2000곳 정도의 민간·공공의료기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약국도 29일 1980곳, 30일 3511곳, 10월1일 3199곳 등이 영업한다. 날짜별로 문 여는 의료기관 목록은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이나
복지부 누리집(www.moh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다음 등 검색창에 ‘명절병원’을 검색해 맨 위에 뜨는 ‘응급의료포털 E-Gen’에 접속하면 된다. 보건복지콜센터(전화번호 129)나 시도 콜센터(120), 119에서도 의료기관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