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날 가능성이 있는 ‘BA.2.86’(피롤라 변이) 감염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국내 첫 BA.2.86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6일 밝혔다. 환자는 45살 남성으로 경증이다. 질병청은 해당 환자가 최근 국외여행 이력이 없어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이며, 동거인·직장동료 등 접촉자 가운데 추가 확진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BA.2.86 변이는 기존 유행하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BA.2.보다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돌연변이 수가 34개 많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로 들어올 때 쓰는 일종의 무기로 변형이 많을수로 면역 체계를 뚫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까닭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바이러스를 ‘감시 변이(VUM)’로 분류한 상태다.
다만 BA.2.86 변이 전파력이나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질병청은 “지금까지 9개국에서 32건의 감염이 확인되는 등 아직 사례가 적은 편이라 전파력·중증도 등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기존 코로나 치료제로도 BA.2.86 감염 환자를 치료할 수 있으며 백신도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8월 마지막주(27∼31일) 국내 하루 평균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3만6290명으로 직전 주(20∼26일) 3만7756명보다 3.9% 줄었다. 하루 평균 코로나 확진자 수는 8월 둘째 주(8월 6∼12일)부터 3주째 감소세다. 코로나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내려간 이달부터 전체 확진자 수 집계가 중단된다. 대신 방역당국은 전국 병원 220곳의 코로나 입원환자·사망자 수를 집계해 유행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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