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서울의 송파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등록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올해 코로나19 겨울철 유행 끝자락이었던 1월, 5만명대를 기록한 하루 확진자 수는 6월까지 1만~2만명대를 유지하다 7월 들어 다시 5만명을 넘어서는 등 재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직 사망자나 중환자가 급증하진 않았으나, 확진자 증가세가 예측되는 만큼 그동안 인명피해가 컸던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당분간 코로나 유행(확진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연 감염과 백신 접종을 통해 확보한 면역력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고,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XBB’ 계열 등 새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으나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줄어드는 등 방역조처는 완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고 대변인은 “치명률만 보면 오미크론 유행 시기의 2분의 1에서 3분의 1로 하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행 규모가 기존 의료체계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7월 첫주(2∼8일) 치명률(감염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0.03%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던 지난해 1월 첫주 치명률 0.83%과는 차이가 크다. 현재 유행을 이끄는 건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인 ‘XBB’ 계열인데, 다른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위험도가 높지 않다는 게 질병청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8월 중순 방역조처를 한 단계 더 완화하는 ‘위기단계 조정 2단계’가 시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도 방역당국과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2800개 이상 중환자 병상을 준비했던 유행 시기에 견주면 지금은 중환자가 200명이 안 돼 부담은 다소 줄었다”며 “감염 관리 측면에선 병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만 법적 의무로 강제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은 “최근 일부 병원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대체로 소수라 당장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과 만성·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 위험이 여전하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한 개량백신(2가 백신)을 활용한 예방접종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돼왔는데, 7월11일 기준 60살 이상 고령층 접종률은 34.5%에 그쳤다. 방역당국은 올해 하반기에 시행하는 예방 접종 때는 ‘XBB’ 계열을 겨냥한 새 백신을 활용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감염병에 취약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의 다인실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는 “(코로나) 중환자 사망이 70∼80살 이상에서 생기고 요양병원 등은 여전히 (감염에) 취약하다”며 “백신 접종을 독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요양병원 8인실 등 다인실 구조를 2인실 이하로 바꾸기 위한 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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