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물러가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28·29일 이틀 동안 모두 7명이 열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다. 보건 당국은 폭염 특보 때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온열 질환 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30일 보면, 28·29일 전국에서 144명이 온열 질환으로 의료기관 응급실을 찾았고,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정부가 응급실이 있는 의료기관 504곳에 대한 표본조사를 시작한 5월20일 이후 파악된 전체 온열 질환 환자(1015명)의 14.2%, 사망자(10명)의 70%가 이 기간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북·경남(이상 각 2명)·전북·충남·충북(이상 각 1명)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청은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 등을 온열 질환으로 분류한다. 표본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으로 이송됐거나 병원 밖에서 숨진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어 실제 온열 질환 환자·사망자는 질병청 집계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장마가 끝나고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며, 농사 등 야외활동을 하다가 온열 질환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29일 저녁 7시50분쯤 경기 양평군의 옥수수밭에서 90대 여성 ㄱ씨가 쓰러져 숨졌다. ㄱ씨는 집을 방문한 요양보호사에 의해 발견됐다. 이날 오후 4시50분쯤에는 경기 안성시의 한 밭에서 80대 남성 ㄴ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모두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2명의 사인이 열사병 등 온열 질환이 아니었기 때문에 온열 질환 사망자로 분류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폭염 때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체온을 올리는 음주나,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하는 카페인 함유 커피·탄산음료는 자제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어 “무더위에 실외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어르신, 임신부,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온열 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하루 중 가장 더운 낮 12시∼5시에는 야외작업·운동 등을 자제하고 시원한 곳에 머무는 등 폭염 대비 건강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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