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말라리아 환자 발생이 크게 늘어 방역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이 15일 낸 보도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6월 10일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1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확인된 환자 수 53명보다 3.3배 많았다. 역학조사결과 경기도 파주·김포시,연천군과 인천 강화군, 강원도 철원군에서 말라리아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환자가 증가한 것은 예년보다 따뜻한 봄 날씨에 모기 활동이 활발해지고,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바깥 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말라리아란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다. 국내에선 삼일열 말라리아가 흔한데 주기적으로 오한이나 발열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감기나 코로나로 오인하기 쉬운 데 치료를 받기 전에 모기에 물리면 그 모기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으므로 전파 최소화를 위해선 서둘러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아주 드물게 중증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올해부터 말라리아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위험 지역에서 30일 이내 2명 이상 환자가 나오고, 환자 거주지 간 거리가 1㎞ 이내인 경우 ‘군집추정사례’로 분류해 집중 관리한다. 지금까지 경기도 9건, 서울시 1건 등 모두 10건의 군집추정사례가 나왔다. 경기도는 그중 가까운 거리에 사는 환자가 3명 이상 발생한 파주시와 김포시에 대해 지난 1일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경보가 발령되면 주민이 희망할 경우 보건소에서 신속진단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예방약을 제공한다. 질병청은 경기·강원 북부, 인천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위험지역을 방문한 뒤 발열·오한·두통 등 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2023년 말라리아 위험 지역. 질병관리청 자료
한편, 올해 해외에서 유입된 말라리아 환자는 10일까지 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명 대비 5.1배 늘었다, 주로 남수단·카메룬·우간다 등 아프리카에서 입국한 경우다. 말라리아 발생 위험국가 방문 계획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예방약을 복용하고, 귀국 뒤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서둘러 병원을 찾아 국외 방문 사실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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