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한 2가 백신 유효기간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이 시작됐지만, 예방접종이 필요한 만 60살 이상 고령층 10명 가운데 9명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한 ‘2가 백신(개량 백신)’을 아직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전날 0시 기준으로 백신을 맞은 지 4개월이 지나 추가접종이 필요한 만 60살 이상의 겨울철 백신 접종률이 10.5%라고 밝혔다. 전체 60살 이상 접종률은 9.3%이다. 요양원·요양병원, 정신건강증진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입소·종사자 접종률도 7.7%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달 11일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오미크론(BA.1) 변이에 모두 대응하도록 설계된 2가 백신을 활용한 겨울철 접종을 시작했다. 이달 14일부터는 접종 대상이 기초접종(1·2차)을 완료한 만 18살 이상 성인으로 넓어진다.
고위험군이 추가접종을 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달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신고된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95.1%가 만 60살 이상이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 4519명(국내발생 5만4470명·해외유입 49명)으로 일주일 전인 4일 4만3449명에 견줘 1만명 이상 늘었다. 위중증 환자는 345명, 사망자는 40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저조하자, 정부는 ‘사전 예약 없이’ 병원에서 곧바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백신을 맞기 위해선 누리집·1339 콜센터·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 예약하거나, 당일 네이버·카카오 등을 통한 잔여 백신 예약, 의료기관에 전화를 걸어 예비명단 등록이 필요했다. 그러나 현재는 공급 물량이 충분해(10일 기준 화이자사 1314만명분·모더나사 850만명분) 병원에 백신이 있는지 확인한 뒤 신분증을 챙겨 방문하면 접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여유 물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희망자에게 당일 접종을 하고, 다른 진료 목적으로 의료기관에 방문한 환자들이 희망하는 경우 곧바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고령층 대리 예약창구를 설치해 어르신들의 백신 접종을 돕고, 움직이기 어려운 감염취약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보건소 방문접종팀 운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시·도별 방문접종팀 현황을 파악해 접종팀이 더 필요하면 예산 지원 등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증상·경증 환자 격리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이달 30일 완전히 종료된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는 무증상·경증의 단기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13중앙생활치료센터 한 곳이다. 해외입국자 방역조치 완화에 따라 센터 가동률이 이달 들어 0∼1.7%까지 떨어지는 등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 내국인 대상 권역별 생활치료센터는 지난 5월 말 종료됐다. 2020년 3월부터 2년 8개월 동안 총 324곳의 생활치료센터를 41만3436명이 이용했으며 예산 7632억원이 투입됐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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