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집중적으로 쏟아져나온 황우석 관련 어린이 책들이 상업주의에 편승해 아무런 검증 절차 없이 엉터리로 양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학저술가 김동광 씨는 계간지 '창비어린이' 봄호에 발표한 '이상한 나라의 위인전'을 통해 "황우석 관련 어린이 책들은 황우석 자신이 쓴 '나의 생명이야기'의 내용을 중심으로 판박이처럼 똑같이 짜깁기 됐으며 일체의 검증 절차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황우석 관련 어린이들은 새로운 자료나 일화를 찾아내거나 황우석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을 받아내는 정도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만약 '나의 생명이야기'가 없었다면 어떻게 책이 나왔을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책은 언론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최소한 그 내용을 검증한 뒤에 정리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며 "그러나 책들은 영웅만들기, 애국주의, 성과주의를 조장하는데 언론보다 더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린이 책에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망은 검증과 다양성"이라며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섣불리 교훈을 주려하기보다 확인된 사실을 제시하고 그것을 토대로 아이들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도록 돕는 것이 어른들의 최소한의 배려"라고 주장했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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