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계절 독감(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증가하면서 올 가을·겨울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동시유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포함한 대응 계획을 수립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의 올해 35주 차(8월21일∼27일)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를 보면,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발생률은 외래 환자 1000명당 4.3명으로, 32주 차(7월31일∼8월6일) 3.3명 이후 3주째 증가 추세다. 1~6살과 7~12살의 발생률은 5.9명으로 질병청이 설정한 유행기준(5.8명)을 이미 웃돌고 있다. 35주차 기준 의심환자 발생률을 보면, 2017년엔 4.8명까지 높아졌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2명과 0.9명으로 크게 낮아졌다.
인플루엔자 환자 증가는 지난 2년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면 활동이 줄면서 인플루엔자 자연 면역은 감소했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활동량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예년보다 빨리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북반구 유행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호주·뉴질랜드 등 남반구에서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인플루엔자 유행이 진행된 바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보통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유행이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윈데믹에 대비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 예방접종 때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을 동시 접종한 5만1983명 가운데 이상반응 신고율은 0.22%(115건)에 불과했다. 김우주 교수는 “두 가지 백신을 한 번에 맞는 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에 동시 접종도 가능하다”며 “다만 10∼11월에 오미크론 개량 백신을 접종하려면 1600만∼1700만회분이 필요한데 수급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은 21일부터 진행된다. 21일 생후 6개월∼만 13살 어린이 가운데 2회 접종자 접종이 시작되고, 10월5일에는 어린이 1회 접종자와 임신부 접종이 가능하다. 만 75살 이상은 10월12일, 만 70∼74살은 10월 17일, 만 65∼69살은 10월 20일부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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