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가 크게 늘며 장례식장과 화장장 예약마저 어려워졌다.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의 한 화장장 모니터에 화장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년간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직·간접적 영향으로 숨진 사망자가 628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은 수치다. 팬데믹 이후 전세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는 1491만명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일(현지시간) 누리집을 통해 2020∼2021년 코로나19의 직·간접적인 사망자 수인 ‘초과 사망자 수’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초과 사망’은 일정 기간에 통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사망자 발생을 의미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자면, 새로운 감염병인 코로나19 등장으로 해당 질병에 걸려 숨진 사람뿐 아니라 의료공백 등의 이유로 간접사망한 사람까지 보여주는 통계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의 기반이 된 데이터를 보면, 2020~2021년 한국의 코로나19 초과사망자는 6288명이다. 같은 시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5563명으로, 초과사망자가 725명 더 많다. 특히 델타 변이가 유행했던 지난해 하반기 초과사망 발생이 두드러졌다. 초과사망은 지난해 10월 1850명, 11월 1427명이었지만 12월엔 3805명까지 늘었다. 2020년엔 8월(1242명)과 10월(1085명)에 집중적으로 초과사망자가 발생했다. 10만명당 초과사망자는 6명이다. 10만명당 초과사망자는 2020년에는 0명이다가, 2021년 들어 12명으로 증가했다.
연도별·성별·연령별로 나눈 초과사망자 통계를 보면, 국내에서는 지난해 기준 60대(60살∼69살) 남성(1442명)과 80살 이상 여성(1428명)에서 초과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기준 60대, 70대 여성도 각각 803명, 910명이 초과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전세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1491만명이 초과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WHO의 누적 코로나19 사망자 집계치인 약 542만명의 약 2.7배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는 적게는 1330만명, 많게는 1660만명까지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인구가 약 79억 명인데, 500명 당 한명꼴로 사망한 셈이다.
사망자 대부분인 84%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 68%가 미국과 인도 등 10개국이었다. 국가 소득별로 하위 소득 국가에서 53%로 가장 많은 초과사망자가 나왔고, 중상위 소득 국가(28%), 고소득 국가(15%), 저소득 국가(4%) 등으로 집계됐다. 남성(57%) 초과 사망자가 여성(43%)보다 많았고, 대부분의 사망자가 60살 이상(82%)이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이번 자료는 팬데믹의 영향을 나타낼 뿐 아니라, 모든 국가가 필수의료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탄력적인 의료시스템을 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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