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 대상을 고령층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13일 발표했다. 사진은 12일 종로구 탑골공원 앞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연합뉴스
내일부터 정부가 60살 이상 연령층의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시작한다. 이들 연령대에서 90% 안팎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3차 접종 효과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13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후 브리핑을 통해 “3차 접종 후에 4개월 이상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백신 효과가 감소하고 있으며, 중증환자의 85%, 사망자의 95%가 60살 이상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60살 이상 연령층의 중증·사망을 예방하고,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지속 가능성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유행 우려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고자 4차 접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4차 접종은 요양병원·시설이나 면역저하자 등에 한해 시행됐지만 그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4차 접종은 3차 접종을 완료한 뒤 4개월(120일)이 지난 시점부터 가능하며, 특히 치명률이 높은 80살 이상에 대해서는 접종이 적극 권고된다. 정 청장은 “60살 이상 연령층에겐 접종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여 4차 접종을 시행하고, 특히 80살 이상 1942년 이전 출생한 분들에게는 접종을 적극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첫째주(4.3∼4.9) 사망자 가운데 80살 이상 고령층은 64.2%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치명률도 2.65%로 70대(0.65%)와 60대(0.15%)보다 각각 4배, 17배 높다.
방역당국은 3차 접종 효과가 4개월 이후부터 줄어드는 점도 4차 접종의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달 5주차(3.28∼4.2) 60살 이상에서 3차 접종 시 위중증 예방효과는 미접종에 견줘 90%가 넘지만, 향후 효과 감소가 예상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미국의 2차·3차 접종 분석 자료를 보면, 3차 접종 뒤 2~3개월까지 80% 이상으로 유지되던 입원 및 응급상황 예방효과는 4개월 이후부터 감소한다. 방역당국은 국립감염병연구소 연구 결과 4차 접종 4주 뒤 중화항체가(예방 효과가 있는 항체량)가 3차 접종 뒤 4개월 뒤에 견줘 18배 이상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원할 경우 4차 접종과 3차 접종 모두 노바백스로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화이자 등 다른 코로나19 백신과는 달리, B형간염·인플루엔자 등과 동일한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돼 상대적으로 이상반응이 적을 것으로 평가된다.
백신 당일접종은 14일부터 가능하다. 카카오톡·네이버에서 잔여백신을 예약하거나, 의료기관에 유선 연락하여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 접종할 수 있다. 사전예약은 18일부터 시작된다. 예약접종은 25일부터다.
한편, 오미크론 유행은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9만5419명이라고 밝혔다. 통상 수요일에 주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타나지만, 이날은 화요일인 전날보다 1만5000여명 줄었다. 직전 주 수요일과 비교하면 9만명가량 줄었다. 사망자는 184명으로, 27일 만에 사망자가 100명대로 내려온 전날에 이어 이틀째 100명대다. 다만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수는 1014명으로 전날(1005명)보다 9명 늘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