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오미크론, 감염병 등급 하향 포함 검토
정부가 방역·의료 일상화를 목표로 하는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계’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해제 검토하지만 우선순위 아냐”
정부가 방역·의료 일상화를 목표로 하는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계’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해제 검토하지만 우선순위 아냐”
정부가 다음 주부터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하고,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추는 방안을 오는 15일 함께 발표하려고 검토 중이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5월 중순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6∼7월 무렵엔 야외 마스크 의무도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2일 오전 <티비에스>(TBS·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에서 18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해 ‘인원·시간 제한이 없어질 수도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방안까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적용되는 거리두기는 사적모임 인원을 10명, 식당·카페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주 거리두기 조정 방안과 함께 발표하려고 준비 중인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계’에 대해선 “동네 병원에서 진단받고 치료받고 위급할 때도 특수한 병상보다 큰 대학병원으로 바로 입원하는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감염병 등급을 조정하는 문제 등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포스트 오미크론 대책을 짜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이번주 금요일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때, 감염병등급을 2등급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방향성은 같이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등급 조정으로 인한 구체적인 변화의 적용 시점은 시기를 달리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연장선에서 ‘6∼7월이면 야외에서 마스크 의무 해제 등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손 반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이번 거리두기에서 마스크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지만 우선순위는 생업시설에 제약을 가하거나 국민 자유권을 굉장히 침해하고 있는 각종 규제들이다.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같은 것을 막고 있는 규제들을 어디까지 완화할 것인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에 대해선 선제검사·먹는 치료제 처방 확대·요양시설 의료 기동전담반 등 보호 조치는 유지하기로 했다. 손 반장은 “원천적으로 면회 자체를 다 금지했는데, 보호 조치는 조치대로 가져가면서 위험도 반영에 따라 조금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는 검토할 예정”이라며 “다만 일반 국민들처럼 전폭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기에는 위험하다고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1만755명(국내 발생 21만722명, 해외유입 33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171명으로 지난달 16일(164명) 이후 27일 만에 100명대로 보고됐으며,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수는 1005명으로 전날(1099명)보다 94명 줄었다.
향후 추이를 두고 손 반장은 “(수리 예측 모형들이) 5월 정도까지 가면 10만명 정도 이내로 떨어지는 모양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3월 3주(3월13∼19일) 40만명대까지 증가했던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19만5408명으로 20만명을 밑돌았다. 6일 수리 예측을 수행한 국내외 연구진 8개팀 중 5개팀은 2주 안에 20만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중환자 수를 예측한 2개팀 모두 2주 이후 1000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최근 유행 상황에 대해선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유행이 재발할 위험성은 낮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손 반장은 “상당히 큰 대유행을 겪었기 때문에 아주 특이한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안정된 국면을 계속 맞이할 수 있다고 보는 중”이라며 “다시 큰 유행들로 번질 위험성은 상당히 낮아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재유행 대비가 중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앞으로 유행이 2월·3월과 같은 규모로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도 상당히 설득력 있는 과학적 판단”이라면서도 “어떤 변이가 발생할지 모르고 현재 가진 면역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악화될 수 있다. 향후 재증가라든가 재유행이 없다는 가정은 위험하고 항상 여기에는 대응해야 된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의료기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를 코로나19 확진으로 인정하는 기간을 오는 13일까지에서 5월13일까지로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고령층 4차 접종 등 예방접종 실시 기준에 대해선 13일 오후 2시30분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다. 이날 기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등 누적 4차 접종자는 31만6608명이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실린 이스라엘 연구 결과를 보면 4차 접종 4주 이후 중증 위험이 3차 접종자보다 3.5배 낮았지만, 감염 예방 효과는 8주가 지나면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0시 기준 5∼11살 소아의 1·2차 기초 접종 3만2078건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은 0.06%인 20건으로, 중대한 이상반응은 아나필락시스 1건이었다. 12∼17살 3차 접종 이상반응 신고율은 0.18%(18만8069건 중 341건)로 1차 0.27%, 2차 0.30%보다 낮았다. 중대한 이상반응 6건은 일반 이상반응이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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