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사가 개발·생산한 만 5∼11살용 코로나19 백신. 한국화이자제약 제공
미국 화이자사의 만 5~11살용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 허가를 받아 어린이 예방 접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3월 중 5∼11살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아용 백신 도입까진 화이자사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 예방접종 완료는 빨라야 4월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소아 백신으로 당장의 유행을 억제하기 보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 소아를 보호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 학회에서도 고위험군이 아닌 소아에겐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방역당국에 전했다. 전문가 설명과 정부 발표를 바탕으로 소아 백신 관련 궁금증을 정리했다.
―3월 계획이면, 유행 정점 지났을 거 같다
“방역 당국은 현재 유행 정점을 2월 말~3월 중순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5∼11살 예방접종 계획을 3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3월 초부터 접종이 시작돼도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했다면, 빨라야 4월에 접종이 완료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5∼11살 예방접종으로 유행 확산을 막기보다 고위험 소아를 보호할 수 있다고 본다. 접종이 필요한 고위험군은 만성 폐질환·신장질환·당뇨·비만 등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들이다.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는 고위험군은 감염시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며 접종을 권고했다. 방역당국 역시 5∼11살 소아 접종은 △접종 효과 △안전성 △여러 방역 상황에 대한 위험도· 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사안임을 강조했다. 관련 학회에서도 고위험군 소아이거나 고위험군과 함께 살고 있는 소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권고하되, 그렇지 않은 소아는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더 빨리 맞을 순 없나?
“만 5∼11살용 화이자 백신은 유효성분(토지나메란)은 기존 성인용 백신과 같지만 용법·용량이 다른 제품이다. 원액을 염화나트륨에 희석하고 1명당 투여 용량도 3분의 1인 10㎍이다. 성인용과 헷갈리지 않도록 뚜껑과 라벨 색도 주황색(성인용 회색)이다. 5∼11살 백신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기존 계약 물량 안에서 들여올 수 있지만 구체적인 도입 물량과 시기 등은 협의 중이다. 구체적인 접종 일정도 도입 시기가 정해져야 결정할 수 있다.”
―소아는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것 아닌가?
“무증상이나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중증 위험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는 중증 위험이 있다. 미국에선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코로나19로 입원한 18살 미만 환자 3분의 2 정도가 1개 이상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장·폐·신장·뇌·피부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다기관 염증 증후군 발생 위험도 있다. 국내에서도 4차 유행 이후 지난해 11월2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0∼9살에서 5명이 숨졌다.”
―소아용 백신은 안전한가.
“임상시험에선 주사 부위 통증(84.3%)과 피로(51.7%), 두통(38.2%), 발적(26.4%), 종창(20.4%), 근육통(17.5%), 오한(12.4%), 설사(9.6%), 관절통(7.6%), 구토(4.0%)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증이었고 1∼3일 안에 사라졌다. 사망이나 아나필락시스, 심근염·심장막염, 약물 이상반응 등도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안전성 정보를 보면 지난해 11월3일∼12월19일 5∼11살 870만명에게 투여한 이후 보고된 이상반응 4249건 중 97.6%인 4149건은 중대하지 않은 이상반응이었다. 중대 이상 사례 100건은 발열 29건, 구토 21건, 발작 10건, 흉통 12건, 트로포닌 상승 15건 등이었고 심근염 12건은 모두 퇴원했다.”
―예방접종 효과가 90.7%의 의미는?
“백신을 접종했을 때 감염될 위험이 미접종자에 견줘 90.7% 낮은 10분의 1이라는 뜻이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약 2.4%(663명 중 16명)였을 감염 위험이 백신 접종으로 약 0.23%(1305명 중 3명) 즉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와 혈청반응률(접종 전보다 중화항체가가 4배 이상 상승한 비율)도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다른 필수예방접종과 함께 맞아도 되나?
“만 12살 이하 어린이는 일본뇌염 등 17종 예방접종 대상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감염병 예방 백신을 다른 날에 접종할 것을 추천한다. 접종 후 이상반응이나 면역반응 등을 안전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다.”
―1차 접종 때 만 11살이었다가 2차 접종 시점에 만 12살이 돼도 소아용 백신을 2회 접종하나.
“미국 CDC에선 1차 접종 당시 만 11살이었던 아동이 2차 접종 사이 12살이 되면 2차 접종 때는 성인과 같은 12살 이상용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다만 5∼11살용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더라도 성인용으로 재접종할 필요는 없다고 안내한다. 이처럼 한 살 차이로 경계를 나눈 건 1상 임상시험 용량 산정 당시 면역반응 결과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나이에 따른 면역반응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3차 접종도 가능한가.
“만 5∼11살용 백신은 3주 간격 2회 접종으로 허가가 신청됐다. 중증 면역 저하자는 2차 접종을 하고 4주 후 3차 접종할 수 있다. 식약처는 3차 접종 임상 계획을 발표한 화이자사가 신청하면 이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른 소아용 백신은 없나.
“현재까지는 없다. 화이자사는 6개월∼만 4살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사전 검토가 신청된 상황이다. B형 간염 등에 사용된 방식으로 제조돼 국내에서 만 18살 이상에게 접종하고 있는 노바백스 백신은 만 12∼17살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소아 대상 추가 임상시험이 올해 2분기 시작될 전망이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