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임시선별검사소가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생활치료센터 앱에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등을 매일 등록해야 하는데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든 재택치료키트가 도착하지 않아 아무것도 적을 수 없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밀려 7일까지도 걸린다는 답변을 받았다.”(확진 3일째인 재택치료자 ㄱ씨 블로그)
4일 0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결과 하루 확진자가 2만7443명으로 사흘 연속 2만명을 넘은 가운데, 재택치료자도 이날 하루 2만1102명 늘면서 처음으로 10만명이 넘었다. 재택치료자가 지난달 28일 5만627명에서 6일 만에 두 배인 10만4857명로 폭증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재택치료키트 제공과 관리의료기관 모니터링 등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코로나 검사를 한 ㄹ씨는 블로그에 직접 임시선별진료소에 연락해 양성임을 확인받았지만 4일 현재 보건소에서 확진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관할 보건소에서 연락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상비약과 키트도 부모님이 대신 사다줬다”고 말했다. 본인과 아들, 딸이 확진된 ㄴ씨 역시 블로그에 “확진된 지 5일이 지나도 키트가 오지 않는다. 재택방치다”라고 토로했다.
재택치료자 위험군별 분류와 행정적 지원 등 차질이 빚어지자, 정부도 환자 관리체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재택치료 1인당 환자 관리 기준을 낮춰 관리 가능 환자를 늘리기로 했다. 24시간 환자 관리가 가능한 관리의료기관(병원급)에서 의사 1명당 100명을 보던 기준을 150명으로 늘렸다. 경증 위주인 오미크론 환자 특성을 고려해, 전날부터 기존 환자당 일일 2~3회 건강모니터링을 1~2회 수준으로 줄였다. 이날 기준 재택치료 환자 관리의료기관은 494곳인데, 지속해서 확충하기로 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기존) 10만 정도를 관리할 수 있던 것을 지금은 15만 정도까지 관리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리여력 확충에도 의료·행정적 지원의 사각지대는 남아있다. 앞서 재택치료 환자가 3만명을 넘었을 때에도 담당 의료진 배정 자체가 되지 않거나, 응급상황에서 환자가 곧바로 이송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바 있다. 이 통제관은 “특히 기초역학조사, 공동격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 어려움으로 인해서 이렇게 지체가 생기는 것 같다. 보건소의 업무 부담을 정부도 줄여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오는 7일부터 역학조사시 확진자가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행정적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고위험군 재택치료자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대본은 60살 이상, 기저질환자 등은 전체 재택치료자의 10%, 약 1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먹는 치료제는 확진 이후 3∼5일 이내에 투약해야 하는데, 의료·행정적 마비로 제 때에 처방받을 수 없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 최종균 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반장은 “60살 이상 집중관리군에 대해서 초기 문진을 시행한다든가, 집중관리가 필요한 대상층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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