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근 교수 진술 새국면… 피츠버그대쪽 대응 주목
16일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황우석 교수팀의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4~7번이 오염사고로 소멸됐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섀튼 교수가 황 교수팀의 논문 조작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섀튼에 대해 “황 교수팀 부정행위를 인지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피츠버그대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피츠버그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피츠버그대는 지난 8일 발표한 조사보고서에서 “섀튼 교수가 지난해 1월 중순 황 교수한테 오염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섀튼은 황 교수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한 말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섀튼의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피츠버그대로서는 그가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오염사고로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피츠버그대는 결국 “섀튼이 황 교수팀 <사이언스> 논문 작성 과정에 ‘연구 비행’은 있었지만 ‘과학적 부정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피츠버그대가 섀튼 교수의 원숭이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수립이라는 연구성과와 특허 출원 등을 의식해 애초 중징계 방침에서 후퇴했다는 분석을 낳게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피츠버그대가 대학 내규상 논문 조작이나 변조·표절 등 구체적 부정행위에 대해서만 징계를 내릴 수 있어, 조사위는 섀튼 교수의 행위에 대해 ‘연구 비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조사보고서는 “새로운 줄기세포주가 1월 중순이나 하순에 (배양이) 시작됐다면 논문 초고가 제출된 3월15일까지 이들을 성장시키고 분석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섀튼은 추정하지 않았다”고 의문을 나타내면서도 “황 교수팀에서 벌어진 부정행위를 (섀튼이)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강성근 서울대 수의대 교수한테서 “섀튼 교수가 4~7번 줄기세포가 소멸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어차피 만들어졌던 것이니 논문 게재를 강행하자고 했다”는 진술을 받아냄에 따라, 피츠버그대가 섀튼 교수에 대해 논문 조작 행위의 사전 인지 여부를 재조사할지 주목된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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