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NT-1번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아니다"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 교신저자인 미국 피츠버그대학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성근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최근 조사에서 "황 교수가 줄기세포 오염사고 직후 외국 학회에서 섀튼 교수를 만나 줄기세포 4∼7번(NT-4∼7)이 오염사고로 소멸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섀튼 교수가 "어차피 NT-4∼7번이 만들졌으니 논문을 게재하자"고 한 말을 옆에서 들었다고 진술했다.
강 교수의 이런 진술은 섀튼 교수가 2004∼2005년 논문 작성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하기는 했지만 과학적인 부정행위는 없었다"는 피츠버그대의 자체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은 강 교수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섀튼 교수가 2005년 논문 조작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되지만 강 교수가 황 교수를 감싸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NT-4∼7번의 소멸 사실을 알고도 논문 작성을 그대로 진행하도록 했는지, 황 교수와 결별하게 된 이유 등을 묻는 신문사항 136개를 담은 e-메일을 섀튼 교수에게 발송했다.
검찰은 섀튼 교수가 한국에 입국해 조사를 받는 것에는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서면조사에는 응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지만 섀튼 교수로부터 답변이 올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검찰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근거가 됐던 1번 줄기세포(NT-1)가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쪽으로 결론냈다.
검찰 관계자는 "NT-1번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아니다라는 점에 대해서는 과학계에서 이견이 없다. 지금 전문가들을 상대로 의견청취를 하고 있는 것은 `그렇다면 NT-1의 정체가 무엇이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1번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에 의한 것이냐 여부에 대해서는 과학계의 논란이 있지만 1번 줄기세포와 난자공여자 사이에 DNA지문 48개 마커 중 8개 마커가 불일치한 반면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적어도 핵이식에 의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는 아니다라고 결론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제 3자의 위치에 있는 전문가들을 상대로 어떤 생명현상을 거쳐 8개의 마커가 달라졌는지와 이런 현상의 원인이 처녀생식에 의한 것인지 등에 대한 의견 청취를 하고 있다.
검찰은 또 황 교수팀의 1번 줄기세포의 경우 난자공여자 B씨의 체세포를 이용해 수립한 것인데도 국과수 서부분소의 DNA분석결과가 다른 난자공여자 A씨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해 수립된 것으로 맞춰져 있다는 점에 주목,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당시 김선종 연구원이 국과수 서부분소 이양한 연구실장에게 DNA 지문분석용 시료(혈액)를 제공한 점에 비춰 김 연구원이 처음부터 조작된 시료를 건넸거나 이 실장이 DNA분석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DNA 지문분석 결과를 이들이 공모해 조작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다음 주중 예정된 소환 조사에서 실상을 밝힐 계획이다.
또한 황우석 교수가 1번 줄기세포 DNA분석 등 2004년 논문을 위한 데이터 조작에 얼마나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가릴 예정이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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