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지 한달 만에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새해 팬데믹을 극복하고 일상회복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파력이 큰 오미크론 변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또 확진자 대량 발생에 대비해 먹는 치료제와 의료체계 대비도 중요하다고 짚는다.
2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하루 사이 93명이 늘었다. 이날까지 누적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207명이 됐다. 지난 1일과 지난달 31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각각 220명, 269명이 증가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시 이달 말 확진자 1만명 예측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증가 속도는 델타 변이보다 2.5배가량 빠르다. 지난달 1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부부와 지인 등 5명이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이후 지난 1일 약 한 달 만에 확진자가 1천명을 넘었다. 반면 델타 변이는 지난해 4월22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뒤 78일이 지나 누적 확진자가 1천명이 됐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진자 증가는 방역당국이 지난달 30일부터 새롭게 개발한 변이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보급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변이 검사법 개발로 더 많은 양의 검체에 대해 변이 감염 여부를 3∼4시간 만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질병관리청에서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판단했는데, 검사에 3∼5일이 소요됐다. 오미크론 검사법 도입 시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 속도는 델타의 2.5배보다 더 빠르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방역당국은 델타 보다 전파력이 큰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곧 우세종이 되고, 확진자 수를 늘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질병관리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공동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오미크론 전파력이 델타 보다 평균 4배 이상 강한 것으로 가정했을 때, 현행 영업시간 제한 9시, 사적모임 4명 거리두기를 유지해도 이달 말 코로나19 1일 확진자는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1월2일에 영업시간을 10시로 완화하면 같은 기간 1만8천명대로 증가한다고도 전망한 바 있다.
새해 먹는 코로나 치료제…봄 대량 확진 대비도 필요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팬데믹을 완전히 벗어나 ‘종식’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2일 <한겨레>에 “(코로나19가) 지금까지 보여준 특징을 보면 없어질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며 “당분간 여러 가지 형태로 (변이가) 나올 것이다. 좀 더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거나 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거리두기를 하지는 않는 양상으로 갈 수는 있겠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새해 일상회복과 가까워지는 데는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추이가 중요하다. 최강원 명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오미크론이 정점에 도달하는데도 사망자나 입원자가 그 전에 비해 줄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징조”라면서도 “오미크론 증상이 가볍더라도 환자가 많아지면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생길테니,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먹는 치료제가 얼마나 제 역할을 할지도 중요하다. 윤태호 부산대 교수(예방의학)는 “집에서 외래로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받고, 증상이 악화되지 않으면 입원하지 않고 낫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라며 “치명률이 떨어지면 중증화율이 떨어지게 되고, 확진자 수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 결국에는 치명률을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36만2천명분과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 24만2천명분 등 먹는 치료제 60만4천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달초 40만명분을 추가 확보하는 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에 대비한 의료체계도 정비도 중요하다. 엄중식 교수는 “2월 말에서 3월 초에 오미크론 발생이 적게 잡아도 1만∼1만5천명씩 발생하는 양상이 될 수 있다”며 “절대적인 환자 수가 늘어날 것 같기 때문에 증중화율이 낮아져도 중환자 수는 줄지 않을 수 있다”면서 “중환자 병상을 최대한 늘리고, 대량 환자 발생에 대해서 생활과 의학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도 “외래 진료체계를 정상화하지 않고서는 늘어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확진자를 선별해서 진료하는 방식으로는 환자를 다 볼 수 없다. 코로나19 환자 외래진료를 독감처럼 볼 수 있도록, 진료체계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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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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