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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10개 국립대병원에 병상 200여개 추가, 중증치료 숨통 트일까

등록 2021-12-20 17:57수정 2021-12-21 02:33

문 대통령 “병상 확보 특단 조치” 특별지시
서울대병원은 중급병원 3곳과 협력
코로나19 완치된 중환자 전원하기로
“중환자 병상 확보 위한 의미있는 시도”
서울대학교병원이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고자 비상 체제로 전환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대병원 위기대응 중환자실 모습.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연합뉴스
서울대학교병원이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고자 비상 체제로 전환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대병원 위기대응 중환자실 모습.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연합뉴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연일 1천명 안팎을 기록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대병원의 의료역량을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라고 특별지시했다. 서울대병원 등 10개 국립대병원은 비응급수술을 미루는 방식으로 200여개의 중환자 병상을 내놓기로 했다. 국립대병원은 중급병원과 협력해 코로나19 중환자를 전원하는 방식으로 중환자 병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20일 문 대통령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코로나 병상 확보는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특단의 조치를 통해 의료대응 역량을 확충하겠다”며 “국립대병원은 의료역량을 코로나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 투입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 수도권 지역 공공병원 중 가능한 경우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공공병원이 코로나 진료에 집중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진료차질과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립대병원 등 민간병원은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위중증 환자가 정부의 ‘임계치’인 1천명을 넘어섰음에도, 행정명령 등으로 병상 확보가 여의치 않자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지난달 28일 이후 계속 75%를 웃돌았으며, 12월3주(12일~18일)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1.5% 수준이다. 반면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방역당국은 254개의 중환자 병상만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이에 국립대병원은 200여개의 중환자 병상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겨레>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병원과 충북대병원 등 10개 국립대병원은 우선 156개의 중환자 병상을 내놓기로 확정했으며, 서울대병원은 40여개의 병상을 추가로 마련하는 중이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응급환자를 안볼 순 없지만, 골절 같은 부상은 옆에 병원가도 되지 않느냐, 그런 병상은 좀 줄이고 중환자실을 늘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허탁 전남대 교수(응급의학과)는 “정부가 중환자 병상 확보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환자 병상 늘리고 효율성 높이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부터 이날까지 추가확보된 중환자 병상이 254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처로 증가한 200여 병상은 위중증 환자 치료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중급병원 3곳’ 협력 모델 만들어 중환자 병상 효율성 높이겠다는 대안도 내놓았다. 코로나19 중환자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코로나19는 회복됐으나 다른 기저질환을 이유로 중환자실에 계속 입원해왔다. 서울대병원은 이런 환자를 중급병원 중환자실로 이송해 코로나19 중환자실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윤태호 부산대 교수(예방의학과)는 “가급적이면 해당 병원에서 ‘스텝 다운’ 병상을 마련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그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협력 병원들로 옮겨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정부 역시 서울대병원의 모델이 병상확보를 위한 대안이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인공호흡기를 달지 않는 정도의 중환자에게 이미 시도해 본 사례가 있다”면서 “협력병원 통해서 격리해제된 중증환자 뺀다는 것은 중증환자 병실 확보에 있어 의미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에도 장기적으로 병상부족 사태를 해결하려면 민간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 병상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병상운영 효율화를 위해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20일’이 지난 중환자들을 코로나19 전담 중환자 병상에서 퇴원시켜 이른바 ‘스텝 다운’하도록 병상 운영 지침을 냈지만, 병상가동률은 계속해서 80%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전날 오후 5시 집계를 보면, 전국의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0.9%다.

아울러 확보될 병상을 운영할 인력도 크게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는 병상을 확보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리고 그에 대한 손실보상기준을 제시하면서도 정작 환자를 돌볼 인력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병상동원과 함께 인력동원에 대해서도 강력한 행정명령과 지원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준용 장현은 권지담 이완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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