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참정권에 ‘눈감은’ 대선후보 누리집
그림·동영상은 화려한데 음성지원은 안돼
‘대체문자’ 안달아줘
읽기 프로그램도 무용지물
“정책 어떻게 아나” 비판 사용자 손수제작물(UCC)과 미니홈피 활용 등 누리꾼을 대상으로 한 선거 홍보가 각광받고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 대통령 후보들의 누리집은 여전히 깜깜한 암흑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웹 접근성’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6일 <한겨레>가 시각장애인 이아무개(30·시각지체 1급)씨와 함께 각 대선 후보의 누리집을 방문한 결과, 모든 누리집이 시각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씨의 컴퓨터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성지원 프로그램은 화면에 있는 글자를 읽어주지만, 사진과 동영상, 그림문자 등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런데 대부분 누리집에서 ‘정책’, ‘게시판’ 등 항목 표시가 그림 형태로 돼 있어, 음성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원하는 항목을 찾아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이씨는 “그림으로 구성된 항목 링크에 ‘대체 문자’만 달아주면 프로그램이 인식을 하는데, 그런 사소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전국민의 대표가 되길 바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공식 누리집(mbplaza.net)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공식 누리집(cdy21.net)은 누리집에 처음 들어가는 링크 자체가 그림으로 돼 있어, 음성 인식만으로는 들어가는 것마저 어려웠다. 시각장애인에게 불편한 것은 권영길(민주노동당)·문국현(창조한국당)·이인제(민주당) 대통령 후보 등의 누리집도 마찬가지였다. 이인제 후보의 누리집(ijworld.or.kr)과 문국현 후보의 누리집(moon21.kr)은 입장과 동시에 동영상과 그림 등으로 구성된 팝업 창이 여러 개 생겨 이를 정리하는 데만 각각 십여분 이상이 걸렸다. 지난 8월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당시 대선 후보 경선 주자 21명의 ‘웹 접근성’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이명박 후보 30.59점 △정동영 후보 32.32점 △권영길 후보 26.86점 △이인제 후보 33.54점 등으로 주요 후보들이 모두 낙제점을 받은 바 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천근식 사업기획팀장은 “11월 중순께 대선 후보들의 누리집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참정권의 기본은 정책을 정확히 아는 것인데, 정책에 대한 접근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 정보접근지원센터 한승진 사회복지사는 “화면을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 그림과 동영상을 많이 활용하다 보니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은 떨어진다”며 “웹 접근성 확보를 각 후보의 개인적인 노력에 맡기지 말고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읽기 프로그램도 무용지물
“정책 어떻게 아나” 비판 사용자 손수제작물(UCC)과 미니홈피 활용 등 누리꾼을 대상으로 한 선거 홍보가 각광받고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 대통령 후보들의 누리집은 여전히 깜깜한 암흑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웹 접근성’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6일 <한겨레>가 시각장애인 이아무개(30·시각지체 1급)씨와 함께 각 대선 후보의 누리집을 방문한 결과, 모든 누리집이 시각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씨의 컴퓨터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성지원 프로그램은 화면에 있는 글자를 읽어주지만, 사진과 동영상, 그림문자 등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런데 대부분 누리집에서 ‘정책’, ‘게시판’ 등 항목 표시가 그림 형태로 돼 있어, 음성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원하는 항목을 찾아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이씨는 “그림으로 구성된 항목 링크에 ‘대체 문자’만 달아주면 프로그램이 인식을 하는데, 그런 사소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전국민의 대표가 되길 바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공식 누리집(mbplaza.net)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공식 누리집(cdy21.net)은 누리집에 처음 들어가는 링크 자체가 그림으로 돼 있어, 음성 인식만으로는 들어가는 것마저 어려웠다. 시각장애인에게 불편한 것은 권영길(민주노동당)·문국현(창조한국당)·이인제(민주당) 대통령 후보 등의 누리집도 마찬가지였다. 이인제 후보의 누리집(ijworld.or.kr)과 문국현 후보의 누리집(moon21.kr)은 입장과 동시에 동영상과 그림 등으로 구성된 팝업 창이 여러 개 생겨 이를 정리하는 데만 각각 십여분 이상이 걸렸다. 지난 8월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당시 대선 후보 경선 주자 21명의 ‘웹 접근성’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이명박 후보 30.59점 △정동영 후보 32.32점 △권영길 후보 26.86점 △이인제 후보 33.54점 등으로 주요 후보들이 모두 낙제점을 받은 바 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천근식 사업기획팀장은 “11월 중순께 대선 후보들의 누리집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참정권의 기본은 정책을 정확히 아는 것인데, 정책에 대한 접근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 정보접근지원센터 한승진 사회복지사는 “화면을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 그림과 동영상을 많이 활용하다 보니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은 떨어진다”며 “웹 접근성 확보를 각 후보의 개인적인 노력에 맡기지 말고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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