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버리면 미세플라스틱이 되는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대신 물이나 전분이 들어간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이 늘고 있다. 그래도 사용되는 아이스팩 10개 중 4개는 플라스틱 충전재가 사용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3~4월 온라인 식품 배송에 사용된 아이스팩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27일 공개된 자료를 보면, 조사 대상이 된 32개 업체 64개 식품 중 57개 식품이 아이스팩과 함께 배송됐다. 이 중 친환경 소재로 된 아이스팩은 35개(61.4%)였다. 충전재로 물을 사용한 아이스팩이 33개, 전분 및 소금 사용 각 1개씩이었다. 나머지 22개(38.6%)는 여전히 고흡수성수지를 충전재로 사용했다.
환경부가 아이스팩 제조사 19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친환경 아이스팩 생산량은 1억300만개로, 2019년 4600만개에 견줘 2.24배 늘었다. 또 주요 유통업체 32곳 중 12곳은 이미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거나 올해 안에 친환경 아이스팩만 사용하기로 했다.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 중이거나 전환 입장을 밝힌 업체는 갤러리아 백화점, 대상, 동원 에프앤비, 마켓컬리, 오뚜기, 초록마을, 풀무원, 헬로네이처, 현대그린푸드, 씨제이제일제당, 지에스리테일, 엔에스홈쇼핑이다. 답변하지 않거나 전환 계획을 밝히지 않은 업체는 환경부가 공개하지 않았다.
식품 배송에 이용되는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폐기하려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야한다. 자연분해는 안 되고 소각·매립해야 하지만 분해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남는다. 이때문에 정부는 2023년부터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해 물이나 전분 등 친환경 아이스팩 비중을 늘리고자 유도하고 있다. 2019년에 생산된 아이스팩은 6.3만톤, 약 2억1천개로 2016년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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