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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수능 플라스틱 칸막이 50만개는 다 어디로 갔을까

등록 2021-01-14 04:59수정 2021-01-14 11:34

재사용하려니 파손 위험, 재활용하려니 이물질 ‘덕지덕지’
수능 칸막이를 제거하다가 책상 상판이 뜯어졌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수능 칸막이를 제거하다가 책상 상판이 뜯어졌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2021학년도 수능 때 쓰인 플라스틱 칸막이 처리를 두고 재활용 업체와 학교 현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칸막이를 재사용 및 재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제거 과정에서 파손 위험이 큰 데다 이물질까지 붙어있어 처리 과정 곳곳이 난관이다.

앞서 지난해 11월15일 환경부와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시험에 쓰이는 칸막이 50만개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기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수능 환경영역] ‘수험생 칸막이’ 50만개 처리방법으로 적당한 것은?) 교육부가 수능 직후 재사용 수요를 점검하고 시도교육청이 학원, 학교 등 재사용처에 공급하는 식이다. 남은 칸막이는 재활용 업체 등이 수거해 재활용한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에서 고사장으로 쓰인 학교 등을 대상으로 재사용 수요를 조사했고, 재활용 물량에 대해선 이르면 오는 15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수거 작업이 이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급적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칸막이를 공급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칸막이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제거하다 파손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칸막이가 얇은 아크릴판 재질인 데다가, 책상에 양면테이프로 끈끈하게 부착되어 있어 떼어내는 과정에서 부서질 위험이 높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양면테이프를 (다리) 양쪽에 각각 붙였는데 시간이 지나서 떼려니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시범 삼아 칸막이 몇 개를 떼어내봤는데, 떼는 과정에서도 파손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잘 안 떨어지는 칸막이를 누군가가 떼려면 인력도 필요하고 시간도 투입해야 해서 그냥 두고 있다. 마침 코로나19 상황도 지속하고 있으니 그냥 붙어있는 상태로 재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재사용을 못 하는 물량은 별도 회수 후 재활용을 하는데 이곳에도 난관이 있다. 칸막이에 양면테이프와 종이 등이 붙어있는데, 재활용 과정에서 이런 이물질이 섞여 들어가면 재활용률이 크게 떨어진다. 노환 한국플라스틱단일재질협회 부회장은 “칸막이 본판에 유브이(UV) 코팅이 되어있고 다리에는 양면테이프와 종이상표까지 붙어있다. 코팅은 기계로 벗겨낼 수 있지만, 양면테이프와 종이상표는 손으로 일일이 제거해야 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이 많이 발생해 손해를 감수하고 재활용 처리를 할 계획이다. 앞으론 양면테이프를 쓰는 건 지양했으면 한다. 홈을 파서 조립식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재활용 수거 대상인 칸막이는 50만개 중 10만3000개가량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50만개의 책상 크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립식으로 안전하고 견고하게 칸막이를 설치할 수 없다”며 “테이프로 붙은 칸막이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파손되는 물량이 있지만, 교육청과 학교 현장에서 더 쉽게 칸막이를 제거하는 방식이 공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혹시 수능 방역용 칸막이를 다시 사용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제작 방식에 대해 교육부와 함께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민제 최우리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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