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장안읍과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걸쳐 있는 신고리 1·2호기. 울산/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에 의해 원전이 무더기 정지된 것은 태풍 때 강풍으로 전기설비에 소금기가 흡착돼 전기불꽃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에 의해 소외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한 원전 8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 태풍 때 강풍이 동반한 염분이 전기설비에 달라붙어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섬락’이 발생하면서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참고
‘마이삭’ 때 원전 4기 집단정지, 태풍 탓 하더니 설비 부실 정황’)
소외전원(보조변압기와 대기보조변압기)이 상실되면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 기동된다. 원안위 제공
고리원전에서는 지난 3일 상륙한 태풍 마이삭에 의해 부지 안 6기 원전에 순차적으로 소외전원 공급이 차단돼 비상디젤발전기가 기동되고, 이미 정지중이던 고리 1·2호기뿐만 아니라 가동중이던 고리 3·4호기 및 신고리 1·2호기의 운전이 중지됐다. 또 지난 7일 하이선 영향으로 월성원전에서는 월성 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
원안위 조사 결과 고리 1∼4호기와 월성 2·3호기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을 계측하는 계기용변성기에 강풍이 동반한 염분이 흡착돼 섬락이 발생하면서 스위치야드에 있는 차단기가 열려 문제가 생겼다. 고리 1∼4호기에서는 소외전원 공급이 끊기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작동됐다.
특히 고리 3·4호기는 태풍이 지나간 뒤인 4일과 5일 태풍 때 달라붙은 소금기로 인해 섬락이 발생하면서 대기보조변압기 전원이 차단돼 비상디젤발전기가 작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리 1·2호기는 강풍으로 인해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선이 철탑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해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돼 원전이 정지됐다.
원안위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주변압기, 대기변압기, 계기용변성기 등 외부에 노출돼 있는 변압기 관련 설비를 밀폐 방식으로 바꾸는 등 외부에 노출되는 부분을 최소화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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