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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다보스에서 ‘악당’ 아닌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 발견했죠”

등록 2020-07-13 21:39수정 2022-01-13 16:30

[짬] 독일 다큐멘터리 감독 마르쿠스 베터

다큐멘터리 영화 <다보스포럼>을 만든 마르쿠스 베터 감독. 사진 환경재단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다보스포럼>을 만든 마르쿠스 베터 감독. 사진 환경재단 제공

“이 영화는 ‘아직도 상위 엘리트들이 세계를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리더와 협력하고 이들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는데, 저는 이 점에 매료됐어요.”

다큐멘터리 영화 <다보스포럼>의 감독 마르쿠스 베터(53)는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 영화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디지털로 상영 중이다. 17회째인 서울환경영화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자 일부 영화만 극장에서 상영하고 대부분의 영화를 디지털로 선착순 무료 상영하고 있다. <한겨레>는 독일에서 입국하지 못한 마르쿠스 감독과 이달 초 이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계경제포럼 50년만에 첫 기록영화
“편견없이 포럼 창설자·직원들 취재”
‘다보스포럼’ 서울환경영화제 출품
코로나19탓 입국 못해 디지털 상영중

‘아직도 상위 엘리트가 세상 움직이나’
툰베리·그린피스 사무총장 등 소개

다큐멘터리 영화 &lt;다보스포럼&gt;의 오리지널 포스터.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왼쪽)와 세계경제포럼의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바프(오른쪽) 회장이 등장한다. 사진 환경재단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다보스포럼>의 오리지널 포스터.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왼쪽)와 세계경제포럼의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바프(오른쪽) 회장이 등장한다. 사진 환경재단 제공

우선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한 것일까 궁금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는 악당이 아닌 사람들도 있었고, 이들도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했어요. 그린피스 출신의 직원도 있었지요. 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가적인 시도가 좋았습니다.”

이 영화는 다보스포럼을 주최하는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바프 창설자 겸 회장과 직원들을 2018~19년 2년 동안 집중 취재해 만들었다. 다보스포럼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정치인과 기업인·노조 대표 등 의사결정권자들이 해마다 스위스의 다보스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세계 경제 올림픽’이다. 그러나 그 세계적 위상에 걸맞는 구실을 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악당들의 소굴’, ‘악당대장들의 연례회의’라는 오명도 얻어왔다.

그러나 마르쿠스 감독은 이들을 “기후 문제에 대응하고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의학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동차나 트럭 대신 드론을 사용하는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회의 문제를 자본주의 틀 안에서 해결한다는 근본적 한계는 있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경제포럼과 강한 신뢰관계를 유지하며 이 영화를 완성시켰다. 세계경제포럼 50년 역사상 최초로 이들의 활동을 영화에 담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덕분이었다. 그는 “이미 이전에 몇개의 팀이 취재를 요청했지만, 그들은 (포럼이 악당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나는 선입견을 갖지 않았고 회장과 많은 것을 공유하고 신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느낌대로 다보스포럼은 기후 문제에 있어서만은 변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1~24일 열린 ‘2020 다보스포럼’의 핵심의제는 ‘기후 변화’였다. 올해 50번째를 맞은 세계적 행사에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요인 1~5위로 기후변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생물다양성 상실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포럼 주제가 ‘기후변화’였다는 것은 그들의 변화를 의미한다. 포럼에 참석했던 유럽중앙은행 총재인 크리스틴 리가르드도 ‘그린딜’을 주도하고 있다”며 “다음해에는 더 작은 규모의 분권화된 포럼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보스포럼의 이런 변화는 스웨덴의 17살 환경운동가 그레탄 툰베리와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 등 ‘장외’ 운동가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영화에서도 다보스에서 이들의 활동을 집중 소개했다. 이를테면, 툰베리는 “(이곳에 온 이유를) 놓치면 안될 일 같아서 왔다. 큰 행사이고 변화를 일으킬 기회”라며 ‘무엇을 바꾸고 싶냐’는 질문에 “모든 것(everything)”이라고 답한다. 또한 툰베리가 슈바프 회장에게 “지난 수십년 동안 세계 지도자들은 인류의 미래가 달린 ‘조건’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책임이 가장 큰 사람들이 가장 크게 실패했고, 그런 사람들이 다보스포럼 참가자”라며 “지금 힘을 가진 사람들이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영향력과 힘이 있는 교수님(슈바프) 같은 분들이 여기 응답해야 한다”고 쓴 편지를 소개했다. 제니퍼 사무총장도 포럼 참가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마르쿠스 감독은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는 젊은이들을 이해한다. 슈바프 회장도 이들의 활동을 포용한다”고 소개하며 “세상은 하나의 혼합물이다. 서로를 보듬어주고 함께 힘을 합해야 한다”며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그린뉴딜’ 관련 차기작을 준비중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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