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3월 유럽의회에서 유럽연합 기후법안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환경소녀’로 잘 알려진 청소년 환경 운동의 아이콘인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를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정도의 시급성을 갖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툰베리는 20일(현지시간) 영국 비비시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긍정적인 점은 글로벌 위기를 다루는 방식의 변화라며 이렇게 밝혔다. 툰베리는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한 전 세계의 대응에 대해 “위기가 있다면 필요한 힘을 가지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갑자기 지도자들은 생명에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만큼 필요한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한다”며 기후변화 및 환경 파괴 관련 질병으로 죽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행동의 시급성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툰베리는 “기후 및 생태계 위기가 현재의 정치 경제적 시스템 안에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의견이 아니라 사실”이라면서 “기후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업과 각국 정부가 서명한 현존하는 각종 계약이나 합의 등을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각국 정부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합의하면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으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서 억제한다는 협정의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를 언급하며 “평등이나 정의, 지속가능성 등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것들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티핑포인트'(전환적 순간)를 지나고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것들 때문에 자신은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툰베리는 2018년 8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시작해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을 촉발하면서 전세계 환경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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