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를 ‘친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 수준을 국제 비교한 결과, 한국이 선진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란 평가가 나왔다.
17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에너지 전환지수(Energy Transition Index) 2020’의 국가별 순위를 보면, 한국은 100점 만점 중 57.7점을 얻어 조사 대상 115개국 가운데 48위였다. 전체 조사 대상국 평균 점수인 55.1점보다는 높지만, 선진국으로 분류된 32개국 중 그리스(59위·55.0점)에 이어 끝에서 두번째였다. 한국은 2018년과 2019년 평가에서도 32개 선진국 가운데 각각 30위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국가는 스웨덴(74.2점)으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2위·73.4점)와 핀란드(3위·72.4점)가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13위·65.9점)와 일본(22위·63.2점)이 한국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경제포럼이 2015년 이후 집계 중인 에너지 전환지수는 에너지 안보와 환경적인 지속 가능성, 경제성, 미래 준비 태세 등을 따져 각국이 미래 에너지로 전환할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를 판단한 결과다.
포럼은 “최상위 국가들은 수입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보조금을 낮추는 한편,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에너지 부문을 변화시키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78위를 기록한 중국에 대해선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고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에 크게 투자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통제하는 데 있어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했다. 반면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에 대해선 “이들 에너지 다소비 국가들은 에너지전환을 향한 진전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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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3일 발표한 ‘에너지 전환지수(Energy Transition Index) 2020’의 국가별 순위. 한국은 100점 만점 중 57.7점을 얻어 조사 대상 115개국 가운데 48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