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이동을 분석하는 대기화학수송 모델의 그림. 환경과학원
중국 미세먼지는 우리 대기 질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환경과학원과 환경부는 그동안 중국의 영향(농도 기여도)이 ‘평상시 30~50%, 고농도 시 60~80%’에 이른다고 제시해왔지만 수치의 신뢰도를 두고선 논란이 계속됐다. 환경과학원의 분석에서도 시기마다 영향의 크기가 달라지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1~15일 고농도 초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선 국내 요인이 24.6%, 중국 등 국외 요인이 69~82%로 평가됐다. 반면에 지난해 11월3~6일 고농도 때엔 국내 영향이 55~82%로 평가됐다.
이런 수치는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온 걸까? 현재 미세먼지 예보와 농도 기여도를 평가하는 환경과학원의 모델로는 슈퍼컴퓨터로 계산되는 ‘대기화학수송 모델’이 쓰인다. 분석 과정은 대략 이렇다. 동북아 지역의 기상과 대기 상태를 고려해 미세먼지 배출 자료를 먼저 산출해내고, 다시 이 자료를 대기모델에 넣어 계산하면, 어느 곳의 배출원이 미세먼지 농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약점이 있다. 이 모델에선 배출량 정보가 제대로 파악될수록 좋은 결과를 얻는데, 현재 쓰는 중국 배출량은 2010년 자료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장임석 대기질예보센터장은 “2013년 이후 5년 동안 중국이 미세먼지 배출을 30~40% 줄였다지만 최신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쓰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더라도 지금 모델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외 영향의 비중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며 “동북아의 대기 흐름이 느려지고 기후변화도 있어 국외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분석모델에서는 국외 영향이 훨씬 낮게 평가됐다. 김동술 경희대 교수(환경공학) 연구진은 초미세먼지의 장기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14종류의 배출원들을 가려내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대기오염 연구>에 최근 발표했다. 측정된 성분 비율을 표지자로 삼아 배출원을 추적해가는 ‘수용모델’ 방식이다. 분석엔 2013~2014년 서울시내 관측소에서 시간별로 기록된 1만3천개의 빅데이터가 쓰였고 기상과 대기를 함께 다뤄 세분화했다. 이 연구 결과에선 중국 등 국외 영향이 대기모델보다 상당히 낮은 26.9%로 계산됐으며,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국외 영향의 비중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외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었던 질산염 2차 초미세먼지의 일부가 국내에서 생성된 것으로 새롭게 파악됐다(농도 기여도 6.2%). 김 교수는 “대기모델과 수용모델은 방법이 달라도 비슷한 결과를 내는 게 맞다”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더 많은 상호보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