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흘째 계속된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성 위로 한낮의 하늘과 햇볕이 잿빛을 띄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지난달 중순께 발생했던 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 분석 결과, 미세먼지의 4분의 3이 국외에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11월의 경우 국외 영향이 절반에 못 미쳐 미세먼지의 국내외 기여도는 그때그때 기상상황에 좌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미세먼지(PM2.5) 고농도 발생 원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당시엔 ‘나쁨’(35㎍/㎥ 초과)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가 닷새 동안 지속됐는데, 1월12일엔 올 들어 처음으로 일평균 ‘매우나쁨’(75㎍/㎥ 초과) 수준을 보였고, 1월14일엔 서울 129㎍/㎥, 경기북부 131㎍/㎥, 경기남부 129㎍/㎥를 기록하는 등 주요 예보권역에서 측정 이래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당시 상황을 지상 관측자료와 기상 및 대기질 모델로 분석한 결과 “중국 산둥반도와 북부지역에 위치한 고기압권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1월10~11일 1차 유입이 이뤄졌고, 13일 이후 북서풍 기류로 강한 국외 오염물질이 2차로 유입되는 등 매우 이례적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의 국외 영향은 전국 기준 69~82%로 평균 75% 수준”이라고 밝혔다. 당시 미세먼지 4분의 3이 국외에서 들어온 것이란 얘기다.
다만 환경과학원은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해 11월3~6일 사례의 경우 대기정체 하에서 국내 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고농도 상태가 발생했다”며 “이때 국외 영향은 18~45%에 불과해 국내외 기여도는 기상상황에 크게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조기경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책대화 때 별도 자리를 마련해 중국과 미세먼지 예·경보 정보를 상호 공유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고농도는 한·중 양국 모두에서 기상악화, 장시간 오염물질의 축적으로 일어난 사례이므로 중국 쪽에 분석결과를 전달하는 등 연구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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