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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태풍 솔릭 경로 ‘준 후지와라 효과’로 바뀔까?

등록 2018-08-22 17:40수정 2018-08-23 10:15

한·미·일 기상관서 예상경로 달라
한국-23일 밤 11시 안면도 상륙
미국-23일 오전 강화군 쪽 상륙
일본-23일 늦은 밤 변산반도 상륙
태풍 시마론이 솔릭을 이끌 경우
동쪽으로 편향 심해질 가능성 있어
천리안 위성으로 22일 오후 3시30분에 촬영한 태풍 솔릭의 실황 영상.
천리안 위성으로 22일 오후 3시30분에 촬영한 태풍 솔릭의 실황 영상.

제19호 태풍 ‘솔릭’의 한반도 접근이 코 앞에 다가오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기상관서들이 내놓는 예상 이동경로가 조금씩 달라져 어느 기관의 예상이 맞을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일본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크게 동쪽으로 편향해 변산반도 쪽으로 상륙해 충청도와 강원도를 가로지르는 경로를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두 태풍이 서로 영향를 끼치는 ‘후지와라 효과’와 유사한 현상이 태풍 솔릭과 현재 북상중인 제20호 태풍 ‘시마론’ 사이에 빚어질 것을 전제한 것으로 분석돼, 실제 가능성 여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한국 기상청이 22일 오후 10시 현재 예측한 태풍 솔릭의 예상 이동경로.
한국 기상청이 22일 오후 10시 현재 예측한 태풍 솔릭의 예상 이동경로.
한국 기상청은 22일 오후 4시 발표한 ‘태풍 정보’에서 솔릭이 23일 오후 11시께 중부 서해안으로 상륙해 서울 등 수도권을 관통한 뒤 강원 북부 지방을 통해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 경로를 제시했다.

반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이날 낮 12시 발표한 태풍 예상 진로에서 솔릭이 23일 오전 경기만의 강화군 쪽으로 상륙한 뒤 휴전선을 따라 진행해 북한 원산 쪽으로 북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한국 기상청 경로보다 태풍이 서쪽으로 치우치고 동쪽을 덜 전향하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동 속도도 한국보다 느리게 예상해 내륙에 상륙하는 시점을 23일 늦은 오전으로 보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22일 오후 6시 현재 예측한 태풍 솔릭의 예상 이동경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22일 오후 6시 현재 예측한 태풍 솔릭의 예상 이동경로.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발표한 태풍 정보 때만 해도 한국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경로 중간 선을 제시했으나, 오후 4시 발표한 ‘태풍 정보’에서는 태풍이 동쪽으로 크게 전향해 23일 늦은 밤 변산반도 쪽으로 상륙해 충청도를 가로지른 뒤 강원 영동 지방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가는 경로를 내놓았다.

강남영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팀장은 “북상하고 있는 태풍 시마론이 일본 중부지방을 관통해 동해로 진출할 경우 태풍 솔릭을 끌어가는 ‘준 후지와라 효과’(두 태풍간 상호작용 현상)가 일어나 솔릭의 이동경로가 동쪽으로 크게 전향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두 태풍이 역회전하도록 만드는 후지와라 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마론과 솔릭이 1000㎞ 이내로 충분히 가까워지는 시점이 되면 간섭 현상이 일어나 시마론에 의해 솔릭이 이끌려갈 수 있다. 그럴 경우 현재 예상 경로보다 동쪽으로 편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마론은 22일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 중심부근 최대풍속 초속 43m의 강한 대형 태풍으로 발달해 일본 오사카 남남동쪽 약 10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9㎞의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후지와라 효과는 두 개의 태풍이 일정거리 이내로 인접하게 됨에 따라 물리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각각의 태풍의 진로와 발달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두 태풍이 가까워지면 역회전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2012년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면서 대만에 머물러 있던 제14호 태풍 ‘덴빈’을 끌어들여 동쪽으로 역회전시킴으로써 한반도로 재진입하도록 만든 경우가 대표적 사례이다. 하지만 강 팀장은 “태풍 솔릭과 시마론이 충분히 가까워져 영향을 끼치더라도 후지와라 효과에 해당하는 역회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태풍 솔릭은 22일에야 전향을 시작했고, 태풍 시마론의 경우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세력을 얼마나 유지할지에 따라 두 태풍 사이의 영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직은 두 태풍의 영향력을 솔릭의 예상 경로에 반영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23일 오전께는 시마론의 영향을 태풍 분석에 반영할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기상 상황의 변동이 커 여러 기상모델들이 다양한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계속 강화돼 태풍의 경로가 서쪽으로 편향되는 것으로 예상돼 왔는데, 만약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갑자기 약해지면 태풍의 경로가 동쪽으로 크게 전향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의 변화를 예측하려면 좀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 경우 모두 태풍의 중심이 한반도를 경유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태풍의 강풍 반경이 300㎞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전역이 여전히 위험 반경 안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예상대로 태풍이 진행될 경우 남부지방보다는 태풍 위험반경(오른쪽 반원)에 드는 수도권에서 강풍에 의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9월2으로 오전 6시35분에 강화군으로 상륙한 태풍 ‘곤파스’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충남 지역을 강타해 17명의 인명(6명 사망) 피해와 1761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일본 기상청이 22일 오후 4시 예측한 태풍 솔릭의 예상 이동경로.
일본 기상청이 22일 오후 4시 예측한 태풍 솔릭의 예상 이동경로.
태풍 솔릭이 한국 기상청의 예상 경로로 진행하더라도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곤파스가 내륙에 머문 시간이 4시간15분으로 짧았던 데 비해 기상청은 솔릭은 속도가 곤파스에 비해 절반 가까이 느려 내륙에 머무는 시간이 23일 밤 11시께부터 다음날인 24일 오전 10시까지 11시간 이상으로 세 배 가까이 돼 피해가 훨씬 커질 확률이 높다.

일본 기상청이 새로 제시한 이동경로로 태풍이 진행할 경우 수도권은 예상보다 피해가 줄어들겠지만 태풍이 직접 지나가는 호남과 충청도의 피해가 늘어나고, 특히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위치하는 영남 지방에서는 강풍 피해와 더불어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제14호 태풍 ‘야기’는 당시 세 국가의 기상관서가 서로 다른 예상 경로를 제시했지만 한국 기상청이 제시한 대로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로 상륙한 바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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