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동)항 전경. 도동여객터미널이 보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나리칼데라가 형성되는 등 1만9000~5600년 전 동안의 격렬한 화산활동은 울릉도의 역사에서 최후기의 활동에 속한다. 이보다 덜 폭발적이지만 270만년 전부터 용암을 뿜어내는 화산활동이 간헐적으로 계속됐다. 울릉도 해안 산책로를 따라가면서 볼 수 있는 절벽의 다양한 화산암층이 초창기 화산활동의 기록이다.
그렇다면 울릉도의 화산활동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 독도는 울릉도와 비슷한 화학조성의 해저화산으로 460만년 전 분화를 시작했다. 또 지상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련의 해저화산이 울릉도와 독도 주변에서 발견됐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사부 해산, 심흥택 해산, 독도, 안용복 해산, 울릉도가 줄지어 서 있는 형국이다.
이제까지 지질학계 일부에선 이를 열점(핫 스폿)에 의한 화산활동으로 설명해 왔다. 맨틀과 핵의 경계인 3000㎞ 깊은 지하에서 뜨거운 마그마인 맨틀 플룸이 지표면으로 상승해 지각과 만나는 곳에 화산이 분출하는데, 지각이 이동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일련의 화산도를 형성한다는 이론이다. 갈라파고스 제도나 하와이 제도는 열점 화산활동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최근 다른 가설이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울릉도와 독도뿐 아니라 백두산, 한라산의 화산활동도 태평양판의 움직임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손영관 경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일본 동쪽에서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파고든 뒤 지하 600~700㎞ 깊이에서 더는 들어가지 못하고 정체하면서 맨틀의 상승류가 생긴다는 가설로 최근 학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릉도나 제주도, 백두산 등이 해양판의 섭입대로부터 수백㎞나 떨어져 있지만 섭입한 태평양판의 독특한 거동 때문에 화산활동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스위스 연방공대 등 국제연구진이 울릉도 지하에 대규모 마그마가 분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 근거로 든 것도 “태평양판이 빠른 속도로 대륙판을 파고들면서 일으킨 상승류”였다(<한겨레> 6월11일치 10면).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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