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교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연천만큼 지구과학 교육에 좋은 장소는 우리나라에 또 없을 겁니다.”
정대교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경기도 연천군 은대리의 판상절리와 백의리 퇴적층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생대 제4기의 용암이 굳어 주상절리와 판상절리를 이룬 바닥에 옛 한탄강 바닥이었던 퇴적층이 놓여 있다. 이 지역 기반암은 4억년 전 고생대 데본기의 변성퇴적암이고, 19억년 전 원생대 암석도 있다. “다른 지질공원이 한두 가지 특징적인 지질현상을 갖췄다면 여기는 다양한 지질지대의 암석과 지질구조를 두루 갖춘 드문 곳입니다.”
연천의 지질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은 2008년 발간됐다. 비무장지대 때문이었지만 지질이 복잡한 점도 작용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넓은 미산층이 이제까지 알려진 원생대가 아닌 고생대 변성암으로 얼마 전 밝혀지기도 했다. 한 지역에 여러 지질시대 암석 30종이 나오는 곳, 용암도 있고 화석도 있는 곳을 국내에서 달리 찾을 곳이 없다.
정 교수는 “하천변을 따라 현무암 협곡이 펼쳐져 아름다운데다 이런 지질학적 다양성과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지질학 교육에 최적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전곡 구석기 유적과 연계해 은대리 등 연천의 지질 명소들은 경기도 지구과학 교사 연수와 학생 연수에 널리 쓰여 연간 2000여명이 현장 답사를 위해 찾고 있다.
연천/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