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3개 중 1개 이상이 ‘생수 및 음료류’ 포장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플라스틱 배출 기업 조사보고서-우리는 일회용을 마신다’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2084명의 시민이 지난해 7월23일부터 7월29일까지 일주일 동안 사용하고 버린 일회용 플라스틱을 직접 기록(총 8만6055개, 1인당 약 41.3개)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를 보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식품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78.3%)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가량(48.1%)은 생수를 비롯한 음료류 포장재였으며, 과자나 사탕 등을 포장하는 간식류 포장재(19.6%)와 즉석밥과 밀키트 등 가정 간편식류(14.3%)가 그 뒤를 이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식품 제조사가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변화의 열쇠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특히 음료류 기업은 4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이에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배출량이 가장 많은 생수 및 음료류 기업 순위도 공개했다. 1위는 롯데칠성음료였고, 2위는 삼다수를 제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3위는 코카콜라였다. ‘탐사수’라는 생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판매하는 쿠팡과 포카리스웨트를 제조하는 동아오츠카가 각각 4, 5위에 올랐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이 배출한 일회용 플라스틱은 전체 생수 및 음료류 플라스틱 폐기물의 30.8%로 집계됐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롯데칠성과 코카콜라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에 대해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하고 있지 않았으며, 국내에서 재사용과 리필에 대한 계획을 가진 기업은 전무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정부의 ‘일회용 컵 보증금제’ 계획 포기 등 일회용품 규제 정책 후퇴 등을 들어 “이런 정부의 태도는 기업이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않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