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등 7개 나라가 2일(현지시각) ‘탈석탄동맹’(PPCA) 가입을 선언했다. 석탄설비 용량이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미국마저 탈석탄동맹에 합류하자, 한국과 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기후·환경단체들은 이날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현장에서 ‘우리도 탈석탄동맹에 가입해야 한다’고 자국에 촉구했다.탈석탄동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미국과 체코, 키프로스, 도미니카공화국, 코소보, 아이슬란드, 노르웨이가 탈석탄동맹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탈석탄동맹은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신속히 퇴출하자며, 2017년 영국과 캐나다 주도로 결성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나머지 국가들은 2040년까지 석탄 사용을 중단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이날 “2035년까지 무탄소 전력 10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우리는 탈석탄동맹과 함께 전 세계의 탈석탄화를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등 7개 국가가 새로 합류하며 탈석탄동맹 가입국은 모두 57개로 늘어났다. 여기엔 오이시디 및 유럽연합 회원국(중복된 국가 있어 43개국) 35개국이 포함돼 있다. 오이시디 회원국 중에선 한국과 일본, 호주, 터키 등 4개 나라만 탈석탄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이다. 석탄설비 용량이 세번째로 큰 미국이 이날 탈석탄동맹에 가입함에 따라, 이들 국가에도 탈석탄동맹에 합류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기후솔루션을 비롯해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기후환경 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2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미디어센터 앞에서 자국의 ‘탈석탄동맹’ 가입을 촉구하는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두바이/기민도 기자 key@hani.co.kr
한국과 일본, 호주의 기후·환경 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미국의 탈석탄동맹 가입 발표가 나온 지 30분 만에, 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미디어센터 앞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어 자국의 탈석탄동맹 합류를 촉구했다.
이선우 기후솔루션 국제기후팀장은 “이번 (미국의 탈석탄동맹 합류) 발표는 세계 경제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석탄에 의존하는 경제는 뒤처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2030년이면 한국은 오이시디 국가 중 세번째로 큰 석탄 발전 용량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2050년 탈석탄 목표에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빌 헤어 호주 글로벌 클라이밋 애널리틱스 최고경영자도 “호주는 여전히 매우 석탄 집약적인 국가로, 석탄이 에너지 발전 믹스에서 거의 50%가량을 차지한다”며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1%포인트 정도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일본 ‘키코 네트워크’ 소속 이반 가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일본 국내에는 170개가 넘는 석탄발전소가 있지만, 이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일정이나 계획, 로드맵이 없다”며 “대신 일본 정부는 탈탄소화 솔루션으로 석탄·암모니아 혼합연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석탄발전소의 수명을 훨씬 더 오래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두바이/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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