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1월 중 가장 포근한 기온을 보인 2일 오후 서울 조계사를 찾은 한 외국인 관광객 가족이 반소매 차림으로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2일) 전국 곳곳에서 한낮에 25도를 훌쩍 넘기며, 서울 등 내륙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11월 일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일 낮 최고기온이 23∼29도로 평년(15∼19도)보다 6∼10도가량 높게 올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강원도 강릉이 29.1도로 지난해 11월12일에 기록한 26.5도를 경신하며 30도에 육박하며 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경북 울진(28.5도), 포항(28.0도), 경남 진주(27.8도), 울산(27.6도), 밀양(27.4도), 대구(27.3도), 충남 금산(26.7도), 충북 보은(26.0도), 전북 임실(25.8도) 등은 1979년 11월 이후 44년 만에 11월 신기록을 세웠다. 서울은 25.9로 기존 2011년 11월5일에 기록한 25.9도와 같은 극값을 경신해 12년 만에 가장 높은 11월 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기상기록은 나중에 기록된 것을 선순위로 한다.
11월 초에 여름 수준 더위가 나타난 이유는 우리나라 남쪽에 형성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습하고 따뜻한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 들어온 데다, 맑은 날씨로 강한 햇볕의 영향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상대적으로 북쪽 찬 공기 영역이 우리나라로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원영동은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더 뜨거워진 기온을 보였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은 높은 산맥을 만나면 산비탈을 타고 오르며 건조해지고, 다시 반대편으로 내려가면서 기온이 올라간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압계가 남고북저일 때, 서풍이 불어올 경우 태백산맥을 따라 바람이 불어 올라가며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2일 오전, 온화한 날씨로 제주시 한림읍 금릉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1∼10도, 최고기온 15∼19도)보다 높겠다고 예보했다. 다만 기온은 이날을 정점으로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이 흐려지면서 3일 낮에는 햇볕에 의한 낮 기온 상승이 적을 전망이다. 4∼6일까지는 전국에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6일 비가 그친 직후 찬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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