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국내에서 관측되기 시작하며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을 보인 21일 오후 서울 시내가 먼지에 뒤덮여있다. 연합뉴스
고비 사막 등에서 발원한 황사가 21일 전국을 뒤덮었다. 기상청은 23일 이번 황사가 점차로 사라질 것이라며, 봄철 막바지 황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 누리집 날씨누리 ‘황사관측현황’을 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백령도 지역 황사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237㎍/㎥(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 1g), 서울 195㎍/㎥, 속초 175㎍/㎥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황사는 지난 18일 고비 사막과 내몽골 고원 등 황사 발원지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이날 새벽 4시 서해5도(백령도)에서 관측된 것을 시작으로, 점차 남하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관측됐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의 미세먼지 농도를 300㎍/㎥ 전후로 보고 있다. 지난달 12일(제주 고산723㎍/㎥, 서울 472㎍/㎥)이나 지난달 21일(울릉도 679㎍/㎥)에 비하면 크게 극심하지 않은 상태다. 황사경보가 1시간 평균농도 8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되는 만큼, 이날 황사 경보는 발효되진 않았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가 올 막바지 황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중부지방, 22일 남부지방에서 황사가 관측된 뒤 23일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고있다.
황사는 흔히 ‘봄철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불린다. 봄이 되면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눈이 녹고, 이때 부는 바람에 실린 사막의 모래 먼지가 대륙성고기압에 따른 북서풍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날아들면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올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몽골에서 황사가 만들어지더라도 남풍이 불기 때문에 한반도로 날라오지 않게 된다. 1960년부터 올해까지 60여년간 서울에서 여름철(6∼8월)에 황사가 발생한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황사는 주로 꽃피는 3~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종종 5월까지 이어지곤 한다. 실제로, 이날 황사 이전까지 올해 1월엔 4일, 3, 4월엔 각각 6일씩 등 총 16일 발생(서울 기준)했다. 지난해 5월엔 황사가 발생하지 않았고, 3월과 4월에 각각 2차례, 12월에 1일 발생했다. 2001년 관측 이래 서울에서 가장 많은 황사 발생 일수(27일)를 기록했던 2001년에도 3월(11일)과 4월(9일)에 황사가 집중 발생했고, 5월 황사 발생 일수는 4일이었다.
한편, 황사 유입 등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상승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강원권·충청권은 오후부터, 전북은 밤에 미세먼지(PM10)가 ‘매우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22일에도 서울·인천·경기남부·충청권·호남권·영남권·제주권에서 ‘나쁨’, 그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울·인천·경기남부와 충청권·호남권·영남권·제주권은 오전까지는 ‘매우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21일 오전 국내에서 관측되기 시작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연합뉴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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