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현격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더라도, 2030년대 초반이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인공지능의 예측이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격히 낮추더라도 2030년대 초반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인공지능이 예측했다. 1.5도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약속한 기후대응 목표다.
이번 연구는 노아 디펜바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엘리자베스 반스 콜로라도대주립대 교수 등 두 대학 연구팀이 인공지능에 광범위한 지구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분석하도록 학습시킨 뒤, 미래의 지구 기온 상승 시간표를 예측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30일(현지 시각)
과학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에 세 가지 시나리오를 부여했다. 첫째,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은 시나리오’(SSP1-RCP2.6), 둘째, 기후변화 완화와 사회경제 발전이 중간 단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중간인 시나리오'(SSP2-RCP 4.5),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후대응에 소극적이며 기후변화에 취약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시나리오’(SSP-3-RCP 7.0)다.
그래픽_안효정 소셜미디어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5도의 세계’가 시작되는 시점은 세 시나리오에서 2033~35년(중간값 기준)으로 비슷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2030년대 초반에 1.5도(상승)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 보고서의 예측과 비슷하다”며 “최근 지구 온도 경향을 봤을 때 2034년에 1.5도 세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주장과 지구 온도가 지난 10년 0.24도 상승했다는 정교한 방법론을 통한 연구 결과와도 맥락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2도의 세계’가 시작되는 연도는 2049~54년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정부간패널 보고서에 비교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은 시나리오에서도 2도에 도달할 확률이 높았다”면서도 “그렇다고 2도를 피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논문 주저자인 노아 디펜바우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이용하더라도, 우리는 현재 1.5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향하는 것은 ‘2도의 세계’라는 얘기다.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면 폭염이 늘어나
약 10억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거라고 영국 기상청은 본다.
디펜바우 교수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세계가 탄소중립을 (2050년에 달성하지 못하고) 이번 세기 후반기에 달성할 경우,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2도가 넘을 것이라고 인공지능은 확실히 말하고 있다”며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파리협정의 뼈대이지만, 2도 상승을 막는 협정도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