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영상] “산불, 소방관이 끄는 거 아니야?” 저희 좀 섭섭합니다

등록 2022-12-10 10:00수정 2022-12-10 11:30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 인터뷰
(왼쪽부터) 산림항공본부 이경수 기장, 이동규 기장, 김강덕 기장. 채반석 기자
(왼쪽부터) 산림항공본부 이경수 기장, 이동규 기장, 김강덕 기장. 채반석 기자

불이 났을 때 소방관이 출동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산불을 끄는 사람이 소방관이 아니고 산림청 직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행법상 산불이 나면 산림 진화는 산림청이, 인근 가옥과 시설물 보호는 소방청의 소관으로 이원화 되어있다. 물을 채운 등짐펌프와 방화선을 구축하는 불갈퀴를 지고 산을 오르는 인원들은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요원들이고, 공중에서 수천톤의 물을 뿌리는 헬기 조종사들 역시 대부분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이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11월부터 산불을 대비하며 본격적인 ‘긴장 모드’에 들어가는 조종사들을 원주산림항공본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이경수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기장 (이하 ‘이경수’)

김강덕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기장 (이하 ‘김강덕’)

이동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기장 (이하 ‘이동규’)

- 자기소개

이경수 : 한 30년 정도 비행 경력이 있고 여기서는 한 산림항공본부 산림청에서는 10년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강덕 : 육군 항공 조종사로 20년 동안 근무를 하였고요 그 이후에는 산림청에 조종사로 들어와서 약 6년 동안 산불 진화 항공기 조종사로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동규 : 총 비행 경력은 한 17년 정도 되고요 산림청에서는 7년 차 임무하고 있습니다.

-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는 어떻게 될 수 있나요?

이동규 : 산림청에 조종사가 90여명 정도 있는데 대부분 육군, 해군, 공군에서 전투헬기 조종사로 있다가 제2의 직업을 찾아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헬기 내부를 설명 중인 이동규 기장. 채반석 기자
헬기 내부를 설명 중인 이동규 기장. 채반석 기자

- 산불 진화 헬기가 투입되는 과정

이경수 : 산불 출동 명령이 산림청으로부터 떨어지거나 그러면 바로 이 뒤에 있는 항공기로 와서 점검을 간단하게 하고 시동하고 절차에 따라서 목적지까지 비행을 합니다. 대략 15분 이내에 이륙을 하고요. 골든타임이라고 해서 약 50분 이내에 산불 현장에 가서 물을 투하해야 되는, 그런 시간적인 제약은 조금 있는 상태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담수 중인 진화 헬기. 녹색연합
담수 중인 진화 헬기. 녹색연합

- 산불 진화 작업의 어려움

이동규 : 산불을 진화하지 않는 조종사들은 일반 저수지나 이렇게 물 위에서 수면 상공 1m위에서 제자리 비행(호버링, Hovering)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예요. 보통 1~ 2m 정도의 상공에서 수표면 상공에서 이렇게 담수를 하는데 그러면 물보라가 치거든요. 물보라가 치면 조종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비행 착각이 생깁니다. 항공기가 뒤로 밀리거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거죠.

그렇게 이 헬기의 성능에서 들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제 물을 채워놓고 힘들게 항공기를 이륙을 시킵니다. (비행을 하면서) 항공기 이상이 생기면 조치도 해야하고요, 앞에 장애물도 봐야져. 자동차로 따지면 가장 많은 사람을 화물차가 가장 많은 짐을 싣고 최고의 속력으로 갓길을 운전한다는 느낌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경수 : 산불 상공에서 뿌릴 때 너무 높은 데서 뿌리면 효과가 많이 떨어져요. 물이 흩어지기 때문에 그래서 한 20m 정도 고도에서 물을 뿌리는데 회피할 경로라든가 이런 게 굉장히 (어려워서) 안전의 폭이 좁아집니다.

울진 산불의 피해를 입은 검성·나곡 일대. 녹색연합
울진 산불의 피해를 입은 검성·나곡 일대. 녹색연합

- 대형 산불 진화 경험은 어땠나요?

김강덕 : 아래에서 타고 올라오는 연기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시야 확보를 못할 경우가 있고요. 매연 때문에 기침이 나온다든지, 항공기 안에서 그런 경우도 상당히 많거든요. 단순히 한두 시간 정도 작업을 저희가 끝내고 돌아오는 게 아니고 대형 산불을 진화하는 1~2주 동안 축적되다 보면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낮아집니다.

이동규 : 산림청 조종사로 임용이 되고 두 번째 임무가 2017년 강릉 산불이었어요. 대형 산불이었는데 바람이 한 60노트(약 111km/h) 정도 불고 그 연기가 한 6천 피트(약 1828m)까지 고도까지 올라간 연기였는데요. 바람이 그 정도 부니까 지구가 막 뱅글뱅글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고 혼잡하고 ‘이게 참 쉬운 일이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이경수 : 규모가 크면 클수록 많은 전력이 들어와서 비행을 하니까 항공기 간 간격 문제 등 복잡하게 더 문제가 많아집니다.

삼척 용봉산 용소골 산불. 녹색연합
삼척 용봉산 용소골 산불. 녹색연합

- 산불 진화 헬기 조종의 위험성이 있다면?

이경수 :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항상 있는 임무가 대부분입니다. 산불이 크게 나는 경우는 대부분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안 좋을 때인데 그때 비행하는 게 사실 기본적으로 위험하죠.

-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

이동규 : 울진 산불이 난 지역 인근에 원전이 있었잖아요. 산불을 진압하고 방화선을 구축해서 원전의 안전에 이상 없었을 때 참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김강덕 :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정말 내가 좋은 일을 했구나’하는 뿌듯함이랄까? 그런 게 생깁니다.

이경수: 2017년에 인제 쪽에 불이 좀 크게 났었어요. 인제에 자작나무 숲이 있는데, 산불이 그쪽으로 번지더라고요. ‘아 이거를 꺼야겠다’ 싶어서 그 쪽으로 가는 불을 좀 열심히 막아서 자작나무 숲을 지켰거든요. 숲에 방문하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저거 내가 안 껐으면 지금도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박승연 피디 yeo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시작은 윤석열·김건희와의 ‘특수관계’…명태균 수사, 어디까지 갈까 1.

시작은 윤석열·김건희와의 ‘특수관계’…명태균 수사, 어디까지 갈까

“2024년에 계엄이 말이 돼?” 가로막힌 국회 정문…시민들 격분 2.

“2024년에 계엄이 말이 돼?” 가로막힌 국회 정문…시민들 격분

헌재, 이진숙에 “취임 당일 이사 교체, 공영방송 장악할 목적이었나?” 3.

헌재, 이진숙에 “취임 당일 이사 교체, 공영방송 장악할 목적이었나?”

“윤 정권 숨통 끊어야…탄핵 후 진상규명” 해병대 예비역 444명 시국선언 4.

“윤 정권 숨통 끊어야…탄핵 후 진상규명” 해병대 예비역 444명 시국선언

“윤석열 정부에 미래 맡길 수 없다”…청년들, 온라인 시국선언 돌입 5.

“윤석열 정부에 미래 맡길 수 없다”…청년들, 온라인 시국선언 돌입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