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신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국제에너지기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중 발표한 특별보고서에서 석탄발전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만으로도 지구온도 상승 억제선 1.5도를 넘기게 된다며 석탄발전 퇴출에 최우선 순위를 두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탄 발전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만으로도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한계선인 1.5도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주요국 대부분이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지만 석탄 소비가 줄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발표한 ‘넷 제로 전환에서의 석탄’이라는 제목의 특별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하고, “모든 배출원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정책이 기후 행동에 필수적이지만 석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 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당사국총회에서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단계적 퇴출’하기로 의견을 모으려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국가의 반대로 다소 약화된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석탄발전 퇴출을 앞당기는 것과 관련해 아직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에너지기구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석탄화력발전 등 석탄 소비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모두 153억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세계 에너지 연소와 산업 공정 부문 배출량 363억톤의 42%에 해당한다.
에너지기구는 현재 설비용량 2185기가와트(GW)에 이르는 전 세계 9천여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조기 폐쇄되지 않고 앞으로 수명대로 운영되면, 지구에서 석탄발전이 처음 시작된 이래 누적 배출량보다 많은 3300억톤의 이산화탄소가 추가 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175GW 용량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고,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기구는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승인을 즉시 중단하는 것이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핵심 이정표이지만, 오늘날의 에너지 위기가 새로운 석탄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에너지기구는 “2010년 이후 석탄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한 전 세계 100개 금융기관 중 약 절반이 이러한 자금 조달을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고, 20%는 상대적으로 약한 약속만 했다”고 짚었다.
에너지기구는 이번 특별보고서에서 석탄화력발전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막기 위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과 재정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석탄발전에 대해서도 조기 퇴출을 목표로 한 금융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기구는 “석탄발전소에서 아직 회수되지 않고 있는 1조 달러가 넘는 자본이 석탄발전소를 지속시키는 강력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7%대인 석탄발전소 소유·운영자의 평균자본비용을 재융자를 통해 3%로 낮추면, 초기 투자금 회수 시점이 크게 당겨진다. 이렇게 되면 10년 이내에 세계 석탄발전소의 3분의 1이 퇴출되거나 용도 변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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