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을 비롯해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한국시민사회단체가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여해 전세계 시민들과 공동행동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전 세계 15개 국가 노동조합과 기후활동가 27명이 한국에서 열리는 `기후정의를 위한 노동의 지구적 연대와 체제 전환 노동조합 국제포럼’에 참가한다. 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이 기후문제와 관련해 해외 노조 활동가들을 다수 초청해 포럼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9월 글로벌 기후파업에 맞춰 9월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제노조기후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글로벌 기후파업은 전 세계적 청소년 연대체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가 주도하는 동시다발 시위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각국 정부에 기후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등교 또는 출근을 거부하는 행동을 뜻한다. 해외 활동가 23명이 방한하고, 4명은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가한다. 민주노총과 프랑스노총,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의동맹, 전국민중행동 등 5개 단체가 공동주최한다. 앞서 프랑스노총 등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생태·사회적전환 국제노조포럼’을 진행했는데, 민주노총이 올해 이를 이어받은 셈이다.
민주노총은 미국, 영국, 스웨덴, 프랑스 등 북반구 소속 활동가들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나이지리아, 니카라과, 필리핀 등 남반구와 제3세계 국가 활동가들도 다수 초청했다. 그동안 선진국 중심으로 기후문제가 논의된 측면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남반구와 함께하는 기후정의운동을 추진할 수 있는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엘리아스 구티에레스 칠레지하철노조연맹 국제국장은 포럼에서 2019년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킨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50원) 반대 투쟁과 공공교통 강화 방안 등을 이야기 할 예정이다. 칠레는 공공의료와 교육을 받을 권리, 깨끗한 환경을 누릴 권리 등 다양한 사회적 권리가 포함된 개헌안 투표도 앞두고 있다. 올라왈레 아포라비 나이지리아 석유가스노조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대륙을 대표해 포럼에 참가한다.
9월 `국제노조기후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하는 보리스 플라지 프랑스노총 국제담당 상임집행위원. 민주노총 제공.
보리스 플라지 프랑스노총 국제담당 상임집행위원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투쟁에서 남반구와 북반구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과 국제연대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국적자본 주도에서 민중 주도로 세력관계를 바꿔내기 위해 노동조합과 기후정의운동의 동맹을 형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포럼은 1세션 `기후정책 비판: 녹색자본주의 넘어, 기후정의와 체제전환으로', 2세션 `식량위기와 기후정의', 3세션 ‘시장주의적 기후위기 해법 비판 및 자원 약탈의 문제점', 4세션 `전환의 시대, 기후정의를 위한 노동의 전환역량 형성의 과제', 5세션 ‘공공 중심의 정의로운 전환과 노동조합의 역할'로 구성될 예정이다.
앞서 민주노총 최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9·24 기후정의행진에 1만명 이상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3년 전 행진에 20∼30명이 개별적으로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조직적 참가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민주노총 양동규 기후특위 위원장은 “한국에서 세계 노동자들과 체제전환 방향을 토론하고, 선언문을 채택한 후, 9·24 행진에 결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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