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오는 25일부터는 단독주택 주민들도 투명페트(PET)병을 따로 모아 배출해야 한다. 지난해 아파트 등에서만 시행됐던 투명페트병 별도 배출이 전국 대부분의 주택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모든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에서 투명페트병 별도 배출이 의무화된다”고 밝혔다. 투명페트병 별도 배출은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개정안에 따라 투명페트병을 다른 재활용 폐기물과 분리해 버리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12월25일부터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이나 승강기가 있거나 중앙난방을 하는 150세대 이상의 아파트 등에서만 시행됐다. 제도 시행 1년 만에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등 단독주택으로도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투명페트병을 버릴 때 내용물을 비우고 라벨을 제거한 뒤 뚜껑을 닫아 배출해야 한다. 뚜껑은 재활용 필수 공정인 세척 과정에서 분리가 가능해 함께 배출해도 무방하다. 일회용컵이나 과일컵, 계란판 등은 투명페트병과 외관은 비슷하지만 페트 외의 다른 재질이 혼합될 수 있어 일반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한다. 인근에 분리배출을 하는 거점 시설이 있을 경우 거점 시설에, 없을 경우에는 투명페트병만 따로 모아 문 앞에 배출하면 된다.

따로 배출된 투명페트병이 별도의 수거와 선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분리된다. 지자체나 대행업체가 따로 배출된 투명페트병을 일반폐기물과 분리해 수거하면 별도 선별 시설을 갖춘 공공 및 민간 선별장에서 투명페트병만 걸러내는 것이다. 관내에 별도 시설을 갖춘 선별장이 없으면 다른 선별장에 투명페트병을 보내거나, 특정 요일에 투명페트병만 반입하는 ‘요일제 선별’을 진행한다.

투명페트병은 재활용률이 고품질 높은 플라스틱으로 따로 모으면 장섬유를 뽑아내는 재생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섬유는 의류, 가방, 신발 등에 활용된다. 지난해 공동주택에서 투명페트병 별도 배출을 시행한 결과, 전국 민간선별장의 투명페트병 물량은 지난해 12월 461톤에서 올해 11월 1233톤으로 약 2.7배 늘었다. 투명페트병을 포함한 국내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량은 같은 기간 약 2.2배 증가했다.

한편, 재활용 현장에서는 애써 분리배출한 투명페트병이 수거와 선별 과정에서 혼합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해 “혼합 수거하는 업체가 확인되면 즉시 시정 권고하고 문제가 지속되면 지자체와 협조해 해당 업체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시장점유율 기준 54%에 해당하는 민간선별장이 별도 선별시설을 갖추고 있고, 내년 말까지 77%의 선별장에 시설을 구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