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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글래스고서 주목 받는 기업은?…신기술·투자처 경쟁 뜨겁다

등록 2021-11-03 15:59수정 2022-01-06 13:31

[COP26 글래스고 통신 8]
정부·기업 등 정책·신기술 홍보전
행사장 내 파빌리온 들른 일본 총리
각국 ‘투자처’ 경쟁도…한국, 정책 치중
COP26 행사장의 모습
COP26 행사장의 모습

2일 오전(현지시각)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이틀차 정상연설은 섬나라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이 다수 채웠다. 하지만 주목은 일본이 받았다.

자국내 선거 때문에 특별정상회의 첫날인 1일이 지나 영국 글래스고에 온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아시아의 에너지 전환을 일본이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화력발전을 전력 수급이 안정적인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와 암모니아, 수소 같은 무탄소 발전으로 대체할 예정”이라며 “아시아 지역의 녹색 혁신을 위해 자동차의 탈탄소화에 필요한 배터리, 모터, 수소 등 기술혁신 부문에 녹색혁신 펀드 2조엔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적응 부문의 재원을 2배 늘려 148억달러를 투자하고 국제 산림 보호에 2억4천만달러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년까지 약 600억달러의 기후재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으나, 전날 여러 주요국가의 약속과 마찬가지로 막상 국제사회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후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초과학과 기술 강국답게 기후위기 대응의 초점은 뚜렷했다. 실제 기시다 총리가 바쁜 일정 중 들른 곳은 행사장 중앙에 넓게 자리하고 있는 ‘파빌리온'. 1일 수십개 국가와 국제기구 등이 각각의 부스형 홍보관을 열고 COP26을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자신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 비전을 나누는 공간이다.

짙은 남색 바탕에 자국명을 새긴 일본관은 기업 박람회장을 연상시켰다. 중앙엔 요코하마에 본사를 둔 JGC 홀딩스의 아츄노리사토(Atsunori Sato) 지속가능협력부문 기술개발부문 리더는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플라스틱 자원 순환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정부관계자, 기업인, 학생들에게 엔지니어링 회사로서 어떻게 탄소감축에 기여하는지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색 바탕에 자국명을 새긴 일본관은 기업 박람회장을 연상시켰다. 일본관 중앙에 위치한 JGC 홀딩스는 플라스틱 자원 순환 기술을 소개했다.
남색 바탕에 자국명을 새긴 일본관은 기업 박람회장을 연상시켰다. 일본관 중앙에 위치한 JGC 홀딩스는 플라스틱 자원 순환 기술을 소개했다.

COP26 행사장 내 일본관에서 ‘넥스트 포레스트' 프로젝트를 소개 중인 스미토모 그룹 담당자
COP26 행사장 내 일본관에서 ‘넥스트 포레스트' 프로젝트를 소개 중인 스미토모 그룹 담당자

일본기업들이 공동으로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진행하는 ‘넥스트 포레스트' 프로젝트를 소개 중인 스미토모 그룹의 리오나 시마자키도 맞은 편에서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들 사업이 산림의 온도 습도 등의 모니터링, 태양광 발전 기술 등과 관련한다며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자연기금(WWF)과 함께하는 숲 조성 사업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산림 전공자인 그는 “한국 SK임업 관계자가 다녀갔다”고도 말했다.

COP26의 결실에 대한 비관이 커진 가운데 그나마 한국을 포함한 세계 정상들이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중단하기로 한 목소리를 낸 2일, 배출된 탄소 ‘필터’로서의 산림 흡수원 역할과 기술에서 시장성까지 확보해가는 일본기업들의 향방을 볼 수 있었다. 재생에너지 기술 지향 또한 그랬다.

정부와 엔지오 중심의 ‘기후정치’ 마당처럼 보이는 COP는 기업과 산업계에겐 세계 추세와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새 박람회장이기도 하다. 기후위기 대응은 기술 발전과 변화를 전제로 하며, 이는 기업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며 책임이기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국의 한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은 약 1년 만이다. 네트워킹을 늘려간다는 측면도 있지만 ESG 경영과 관련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볼 수 있다. 공익적 측면에서 기업의 참여 의미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는 물론 산학간 협력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다. 아르메니아 정부 대표단 자격으로 참여했다는 유엔개발계획(UNDP) 아르만 아스란(44)은 “아르메니아는 농업이 경제의 주요 부분이다. 파빌리온에서 농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기후변화 이슈를 알 수 있었고 해결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연구원인 비라지타 싱(52)은 “공정과 분배 이슈가 내 전공인데,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얻고자 이곳에 왔다. 현재 국제사회의 다양한 노력들을 보고, 그 수준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각 국가의 홍보관뿐 아니라 지역 단위 연합체(노르딕협력), 기후환경단체 연대체(더메탄모먼트) 등의 홍보관도 있었다.

COP26 행사장 중앙의 파빌리온 내 사우디아라비아관
COP26 행사장 중앙의 파빌리온 내 사우디아라비아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관도 태양광 발전, 담수화기술 등 각종 신기술 소개로 일견 가득했다. “사우디의 녹색 주도권에 전세계로부터 관심과 지지를 받고자 한다”는 미디어 담당자 사라 알모자디디는 “최근 6~7년 사이 원유 시장은 급속도로 달라졌다. 탄소를 감축하는 기술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미래는 재생에너지에 있다. (이런 기업들을 소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비영리단체 NBI(National Business Initiative) 홍보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비영리단체 NBI(National Business Initiative) 홍보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비영리단체 NBI(National Business Initiative) 홍보관은 딜로이트, 쉘 글로벌, ABB 등 기업 로고 표시와 함께 “남아프리카는 고부가가치의 저탄소 투자처”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개도국이 많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력, 정유산업, 교통, 광산업 등에서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함께 했다.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러시아의 홍보관에는 러시아 원자력부을 대신하는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원자력 기업인 ‘로사톰’이 전면에 소개돼있다.

한국관도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재생 페트 소재 K-rPET와 이를 소재로 한 바람막이, 수상 태양광 발전 시스템 모형이 한쪽 벽을 차지했다. 다만 매력 있는 투자처로의 한국을 알리는 것보다는 주로 정부와 기관, 엔지오에서 현재 하고 있는 노력들을 COP26 참가자들에게 알리는 식의 세션 운영이 주를 이룬다는 평가다. 실제 오는 12일까지 약 2주 동안 한국의 2030 엔디시 전략과 탄소중립, 그린뉴딜 정책,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숲의 기능, 파리협정 6조, 기후금융 확대 등에 관한 세미나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 최병암 산림청장,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정인보 에스케이(SK)입업 대표이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 정부 및 기업 관계자가 연사로 나선다. 발표 중심의 홍보관 운영이 한국만의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한 참여자는 “한국이 얼마나 기후변화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에 집중하는 자화자찬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는 뼈있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글래스고/글·사진 최우리 김민제 기자 ecowoori@hani.co.kr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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