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마스크를 짧게 쓰고 버릴 때마다 마음 한켠도 무거워집니다. 지난해 계원예술대학교 졸업반이었던 김하늘 작가는 죄책감만 느끼지 않고, 버려지는 마스크들로 만든 ‘의자’를 졸업작품으로 내보자고 생각합니다. 마스크로 어떻게 의자를? 마스크에 열풍을 가해 녹인 뒤 원하는 틀에 넣고 굳히는 방식이 기본이라고 하네요. (온도 등 자세한 조건은 영업비밀!)
처음엔 쓰고 버린 마스크를 활용했는데, 위생과 감염 우려가 있어서 지금은 마스크 공장에서 나오는 불량품이나 자투리를 얻어다가 재료로 쓴다고 합니다. 공장에서는 폐기 비용을 5배나 절감했다고 하니, 이게 바로 ‘윈윈’이죠. 김 작가의 이런 작업에 여러 기업에서도 러브콜을 보냈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의 주목과 함께 청와대에서도 ‘주문’을 했다고 합니다.
여기 ‘독특한’ 의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언뜻 물감을 꾹 짠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건 버스 손잡이에 쓰이는 플라스틱 소재를 만드는 공장에서 버려지는 부분을 강영민 작가가 “낚아채서” 만든 의자입니다. 플라스틱 파이프를 만들 때 깨끗하지 않은 색깔의 부분은 상품가치가 없어서 버리게 되는데요. 하지만 공장에서 강 작가는 각기 다른 색이 묘하게 결합된 부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버려지는 부분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강 작가의 인스타그램에서 작품을 본 디자이너 알렉산더왕이 연락을 해오기도 했고, 많은 나라의 매장에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강 작가도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강영민 작가가 플라스틱 파이프 찌꺼기 재료로 만든 의자
이들 젊은 작가가 공장에서 폐기물이 될 운명이었던 자재에 숨을 불어 넣은 덕택에 이렇게 또 플라스틱의 생명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두 작가 모두 공통적으로 <제로웨이> 구독자들이 기뻐할 만한 내용으로 조만간 향후 계획에 ‘이것’을 포함하기도 했는데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제로웨이>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Q. 제로웨이는?
숨만 쉬어도 쓰레기가 나오는 것 같은 세상입니다. 1인분 음식 배달에 일회용기 3~4개가 같이 오고 택배 주문 뒤엔 형형색색의 비닐 포장재가 남습니다. 한바탕 분리배출을 마치면 착잡한 기분마저 듭니다. 이러려고 돈을 쓴 건 아닐 텐데 말이죠.
그래서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의문이 듭니다. 기업들은 왜 이렇게 화려한 제품 포장을 하는지,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결국 어디로 갈지, 당장 오늘의 쓰레기를 잘 처리할 방법은 무엇인지... 숱한 물음표가 찍힙니다.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는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소비-사용-폐기’의 연속인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법, ‘제로웨이스트 사회’로 향하는 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치 않는 쓰레기로 씨름하던 분들에게 매주 목요일 <제로웨이>가 찾아갑니다. 여러분의 의견도 기다립니다. zeroway.zerowas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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