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운동을 하는 청년들이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에 204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계획 등을 담은 ‘대안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제출했다. 탄중위가 공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로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대학생기후행동 등 10개 단체는 1일 “탄중위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개 안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를 지난 23일 탄중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탄중위는 8월5일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 계획 등을 담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3개를 공개한 바 있다.
단체들이 제출한 시나리오는 △204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 0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60% 이상 온실가스 감축 등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한국에 할당된 탄소예산(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 달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총량)을 고려해 계산했다. 2030년에는 2018년 총 배출량에서 61%를 감축한 2억8700만t 이하로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하며, 2040년 순배출량은 0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탄중위 시나리오 1·2안은 2050년 국내 순배출량을 각각 2540만t, 1870만t으로 상정하고 짜여졌다. 3안만이 순배출량 0을 목표로 한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탄중위 시나리오에는 담기지 않았다.
2030년 탈석탄을 포함한 에너지 전환 계획도 제시됐다. 먼저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50%까지 높이자는 내용이다. 2035년에는 화석연료 사용 중단으로 나아가자는 구상도 담겼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5월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한 전세계 글로벌 에너지 로드맵’ 보고서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선진국에서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탄중위 안의 경우, 3안에서만 2050년 탈석탄을 이루고 1안에서는 2050년에도 석탄·가스발전을, 2안에서는 가스발전을 유지한다.
이밖에 2030년 이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및 2040년 운행 중단, 건물 온실가스 배출총량제 도입, 신규 건축물 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 플라스틱세 도입 등의 계획도 청년들의 시나리오에 포함됐다.
청년들은 탄중위 안에 포함된 탄소포집·저장·활용 기술(CCUS)을 통한 탄소흡수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미래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다 보면 석탄발전과 가스발전의 종결 시점이 연장될 수 있다는 뜻에서다. 현윤정 빅웨이브 활동가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우선돼야 하는데 CCUS와 같은 기술에 의지해 감축 의지가 약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탄중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청년들의 시나리오를 제출 받았고 탄중위 위원들이 내부 논의도 진행했다. 다양한 협의체에서 받고 있는 시나리오와 관련한 의견들을 두루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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