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쓰레기가 나오는 것 같은 세상입니다. 1인분 음식 배달에 일회용기 3~4개가 같이 오고 택배 주문 뒤엔 형형색색의 비닐 포장재가 남습니다. 한바탕 분리배출을 마치면 착잡한 기분마저 듭니다. 이러려고 돈을 쓴 건 아닐텐데 말이죠.
그래서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의문이 생깁니다. 기업들은 왜 이렇게 화려한 제품 포장을 하는지,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결국 어디로 갈지, 당장 오늘의 쓰레기를 잘 처리할 방법은 무엇인지... 숱한 물음표가 찍힙니다.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가 19일 문을 엽니다. ‘소비-사용-폐기’의 연속인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법, ‘제로웨이스트 사회’로 향하는 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원치 않는 쓰레기로 씨름하던 분들에게 매주 목요일 <제로웨이>가 찾아갑니다.
일회용 컵은 테이크아웃, 다회용 컵은 매장에서.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카페 이용 규칙입니다. 최근 이 규칙을 깨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카페 이용객들이 다회용 컵을 들고 매장 밖으로 나가는데, 카페 주인도 직원도 말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사실 이 장면은 공유컵을 이용 중인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공유컵 서비스는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는 카페 이용객들에게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 컵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이용객은 카페나 전용 회수기로 다 쓴 컵을 반납하면 됩니다. 여러 카페가 제휴를 맺고 이런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면 제휴한 다른 카페에 반납해도 문제 없습니다.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 영상 화면 갈무리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부터 소규모 개인 카페까지 공유컵 서비스를 도입하는 카페가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제주도에 위치한 4개 매장에서 지난 7월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보증금 1000원을 받고 다회용 컵을 제공한 뒤 매장이나 제주공항에 설치된 회수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줍니다. 수원시 주민들로 이뤄진 환경모임 ‘작은 지구를 위한 실험실’에서도 수원시 8개 카페와 제휴를 맺고 지난 6~7월 두달 간 공유컵을 대여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런 시도가 나온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격히 늘어난 현실이 자리합니다. 환경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선별장으로 반입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8월 기준 폐플라스틱은 전년 동기 대비 14.6%, 폐비닐은 11% 늘었다고 합니다. 개인 텀블러를 쓰는 것도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방법이지만, 깜빡하고 텀블러를 두고 나온 날엔 일회용 컵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공유컵은 이 틈을 파고들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물론 우려 섞인 시선도 있습니다. 텀블러가 집집마다 하나쯤 있는데 새 컵을 만드는 게 낭비라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이미 만들어진 텀블러를 공유컵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은 지구를 위한 실험실’ 역시 제작됐으나 사용처를 찾지 못한 텀블러를 기증 받아 공유컵으로 재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 영상 화면 갈무리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위생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세척 과정을 거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전성은 얼마나 소독을 철저히 하느냐에 달렸다”며 “열과 통풍 등의 요소를 고려해 세척을 꼼꼼히 했다면 다회용컵을 이용해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일회용컵의 대체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공유컵. <제로웨이>도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지난달 20일, 공유컵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수원시 행궁동 카페를 다녀왔습니다. 개인 텀블러 없이, 일회용컵도 안 쓰고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는 게 목표였는데요. 과연 어땠을까요? 결과는 <제로웨이> 영상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제로웨이> 유튜브 채널 바로바기https://youtube.com/channel/UCuVyN9YGTaIROQTfcqdRHIQ